[시선뉴스 심재민]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지출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8%나 줄어든 셈. 

지출 항목별로 보면 오락·문화 지출(14만원)이 전년 대비 22.6% 감소하면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교육 지출(15만9천원)은 22.3%, 의류·신발(11만8천원)은 14.5%, 음식·숙박(31만9천원)은 7.7% 각각 줄어 모두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한 것이라 정부의 코로나19 경기 활성화 정책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큐코노미’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큐코노미(Qconomy)는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 또는 ‘봉쇄’라는 의미의 ‘Quarantin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격리경제’로 불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출과 외부 접촉을 차단하면서 정부가 다양한 지원금과 정책으로 돈을 풀어도 이것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큐코노미는 아무래도 ‘감염병’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의미하기에,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함께하기를 꺼려하는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점차 소비가 마비된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외 소비의 극심한 위축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른 경제위기와는 구분된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단체여행이나 운동, 오락 시설 등의 이용이 줄고 외식이나 주점 등 식사비도 크게 준 점이 이러한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외출 제한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급증했고, 원격교육과 재택근무가 확산했으며, 외식과 모임은 점차 줄어드는 등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곧 외출과 소비의 차단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큐코노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염병 확산으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현상인 큐코노미.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그대로 앉아서 겪으며 끝나기만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곧 코로나19가 종식될 것만 같던 지난해와 다르게 이제 장기전에 돌입한 만큼, 변화를 감지하고 큐코노미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간의 소통과 협력 바탕으로 한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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