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수종 ‘구상나무’가 기후 변화로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그 위기에서 구상나무를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바로 ‘곰팡이’를 이용해서다. 

구상나무는 신생대 3기부터 수백만년 동안 혹독한 환경을 견디면서 우리나라 산의 정상부, 해발고도 1천m 이상에 적응한 특산수종이다. 구상나무는 생장이 느리고 기후변화에 취약해 숲을 이루는 데 긴 기간이 필요하다. 또 나무가 어린 단계에서 생존율이 낮아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구상나무가 위기에 처했다. 구상나무는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된 상태다. 구상나무는 2019년 산림청의 전국실태조사 결과 전국 구상나무의 쇠퇴율이 33%로,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환경변화로 대규모 분포지(500㏊ 이상)인 지리산과 한라산의 분포면적이 많이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구상나무’를 구원할 방법이 생겼다. 바로 ‘뿌리곰팡이’를 이용해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브레인트리와 공동 연구로 제주도 한라산에서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한 토종 뿌리곰팡이를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후 이 뿌리곰팡이를 구상나무 1년생 묘목에 접종해 유의미한 생존율을 확인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멸종위기 구상나무의 복원을 위해 구상나무 유묘에 토종 뿌리곰팡이(균근균)를 처리한 결과 생존율이 평균 97%로, 무처리(67%)보다 1.5배가량 증진된 것. 이처럼 뿌리곰팡이를 활용한 생존율 증진 결과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상나무 숲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가능성을 확인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구상나무 숲을 건강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유전자(DNA) 이력 관리를 이용해 복원재료를 확보하고 관리기술을 마련하기도 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는 DNA 식별표지(마커)를 이용한 분석으로 나무마다 유전 특성을 분석해 대상 지역에 적합한 개체를 확보하는 DNA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복원이 필요한 지역에 가장 적절한 개체를 선발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DNA 이력 관리를 적용해 경남 거창 금원산에 복원시험지를 조성한 결과 어린 구상나무 생존율이 99%로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DNA 이력 관리를 이용한 과학적인 복원기술은 구상나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취약한 우리나라 고산 침엽수종 숲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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