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휘 기자]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중원의 ‘사슴’을 쫓다

제위(帝位)나 정권 따위를 얻으려고 다투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사자(四字)야! 놀자’ ‘중원축록(中原逐鹿)’입니다.
→ 가운데 중(中) 근원 원(原) 쫓을 축(逐) 사슴 록(鹿) 

‘중원축록(中原逐鹿)’이란 

중원의 ‘사슴’을 쫓는다는 뜻으로 제위나 정권과 같이 어떤 지위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할 때 쓰는 말입니다.

‘중원축록(中原逐鹿)’ 이야기

<사기> ‘회음후열전’과 <한서> ‘괴통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옛날에는 제위나 정권을 흔히 사슴에 비유했습니다. 

‘한신’은 고조의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설하는 데 누구보다 공이 많아 초왕에 봉해졌습니다. 하지만 유방의 숙적이었던 ‘항우’의 장수를 보호하다 모반 혐의를 받고 회음후로 강등되었죠. 한신은 조나라의 ‘진희’를 부추겨 모반을 꾀했고 유방이 한신의 사주를 받고 모반을 일으킨 진희를 치러 간 사이 유방의 부인은 진희의 반란이 이미 평정되었다는 거짓 소문을 흘려 한신을 체포했습니다. 
 
이때 한신은 죽음 앞에서 “괴통의 계책을 듣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결국 아녀자의 속임수에 넘어갔으니 어찌 천명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모반을 평정하고 돌아온 유방은 괴통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잡혀 온 괴통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빛이 없이 당당했죠.

유방이 괴통에게 회음후를 모반하게 했냐고 묻자 괴통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한신이 계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폐하도 있는 것이라고 답했죠. 이에 유방은 이성을 잃고 당장 삶아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괴통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나라가 망하게 되어 대란이 일어나자 제후들이 다같이 일어나고 영웅들이 운집했습니다. 진나라의 사슴이 중원으로 달아났을 때 천하 사람들이 다 이를 쫓았습니다. 옛날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는 것은 요임금이 악당이라서가 아니라 개는 주인이 아닌 이상 짖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신은 한신만 알았지 폐하를 잘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천하를 노렸다는 이유만으로 삶아 죽이려고 하시니, 도리에 맞는 일이라고 보십니까?” 모든 것이 맞는 말이라 유방은 괴통을 방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중한 한 표 행사하는 선거, 후보들 ‘중원축록(中原逐鹿)’만 하지 않길

중원축록은 중원의 ‘사슴’을 쫓는다는 뜻으로, 황제의 자리를 다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후보들이 공약들을 내걸며 소중한 한 표를 얻으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호소합니다. 부디 ‘중원축록’만 하지 않고 정말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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