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아이는 도대체 몇 대를 맞은 것인가 [이호의 지금]
인천 어린이집, 아이는 도대체 몇 대를 맞은 것인가 [이호의 지금]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5.01.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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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기자] 경찰이 인천 K어린이집 폭행 사건 피의자인 가해 보육교사 양모(여·33)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이르면 15일 오후 신청할 계획이다.

양씨는 지난 8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K어린이집에서 A양이 음식을 남겼다. 이에 양씨는 남은 음식을 억지로 먹였고 A양이 이를 다시 뱉어내자 얼굴을 강하게 폭행한 혐의(아동복지법상 학대)를 받고 있다. A양은 양씨에게 구타당한 후 바닥에 고꾸라졌으나 울지도 않고 금세 일어나 자신이 뱉은 음식을 다시 줍는 등 4살짜리 아이가 할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다른 원생들이 겁에 질린 듯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지난 이틀간 언론사들의 주된 화두는 본 사건이었다. 맞벌이가 일상화가 된 현재는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고, 어린이를 돌보는 것이 일인 어린이집에게는 성심성의껏 우리 아이를 잘 돌봐 주리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져버린 것이다.

정말 큰 문제면서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하는 사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사건이 대두된 지난 3일간,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들은 앞 다투어 해당 CCTV영상을 쉼 없이 재생했다. 한 번, 두 번. 해당 사건에 대한 보도가 나올 때 마다 CCTV는 반복재생을 계속 하였다. 특히 양씨가 A양을 폭행하는 소위 ‘임팩트’ 장면은 구간 반복하듯 쉼 없이 나왔다.

▲ 반복하며 나왔던 A양 폭행장면

지난 3일간 A양은 언론보도에 노출되면서 대체 몇 대를 맞은 것일까? 사건의 심각성과 해당 영상의 반복재생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를 계속 키우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본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놀라움을, 두 번째 봤을 때는 안타까움을, 그리고 그 이후로는 양씨에 대한 분노만 계속 커져갔다.

분명 온 국민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건이긴 하지만 굳이 그렇게 자극적인 부분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이유는 왜일까? 혹여 못 본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쉼 없이 재생시켜 주는 것인가? 그런 순수한 언론보도의 목적으로 반복재생 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잦은 빈도와 너무 자극적인 편집성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자극적인 뉴스와 현상을 더 많은 매체로 접할 수 있는 요즘, 우리의 뇌는 팝콘브레인화(자극에 무뎌져 가는 현상 - 관련기사 참조) 되어가고 있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그보다 덜 자극적인 것을 겪었을 때,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별 일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현상이 심하다. 걱정되는 점은 이번 사건이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체계와 더불어 보육교사의 인성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뒷전이 되고 이 영상만 회자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비단 이번 사건 말고도 치정이나 살인 등 자극적인 주제의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에서 그 부분을 더욱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좋지만 뭐든 지나치면 역효과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에서 언론은 보도를 함에 있어서 스스로 자제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지난 3일간 A양은 적어도 수만 대는 맞았을 것이다. A양이 수만 번 쓰러지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언론사의 입장에서 시청률이 중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잊고 본말이 전도된 보도를 진행하는 것은 언론을 신뢰하는 대중에게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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