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은 현대화와 공업화로 발달한 국제도시이기도 하다. 휘황찬란한 야경을 자랑하며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외된 도시빈민인 ‘개미족’과 ‘생쥐족’이 있다. 

‘개미족’은 중국에서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이 중 학력은 높지만 취업난으로 인하여 빈곤한 삶을 사는 이들을 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개미족에 이어 대도시 아파트 지하의 좁은 공간, 이른바 쪽방에 사는 도시 하층민을 일컫는 ‘생쥐족’까지 등장했다.

개미족은 중국 베이징대학 법학 박사과정에 있던 롄쓰가 출간한 <개미족>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 지능은 높지만 힘이 없어 집단으로 모여 사는 모습이 마치 개미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롄쓰는 개미족의 특성으로 ‘고학력(대졸 이상)’, ‘약소계층’, ‘집단거주’를 꼽았으며 베이징에만 최소 10만명이 거주하는 등 상하이, 광저우, 시안, 충칭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10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개미족이 탄생한 것은 2003년 중국의 대학 입학정원이 확대되면서 2010년 기준으로 일반대학에서 630만 명이라는 엄청난 대졸자가 쏟아져 나와 고학력자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미족은 보험영업, 휴대전화 판매, 식당 종업원 등 저소득, 임시직종에 종사하며 노동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반실업 상태다. 연간 소득이 불안정하며 대체로 5만위안에 못 미쳐 빈곤층을 형성했는데 개미족 중 70%는 농촌 출신, 대도시 출신은 7% 미만이며 대학을 졸업한 지 5년이 안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쥐족은 베이징의 주택임대료가 비싸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거주하는 지하 방공호는 원래 1969년 마오쩌둥이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공습 대비용으로 건설한 것이다. 그러다 1990년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빈곤층 노동자들의 베이징 유입이 늘자, 관할 지자체로부터 방공호를 임차한 사람들이 이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빈곤층 노동자들에게 재임대하면서 생쥐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사용하는 지하 방공호 각 방의 넓이는 주로 8~12㎡ 남짓에 불과한 방에서 개인이나 가족 전체가 거주한다. 수도 및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난방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통로가 한 곳밖에 없어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월평균 소득 약 3,000위안 정도에 불과한 이들에게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기에 이런 곳에서 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중국의 경제적 고속성장의 이면에 극심한 빈부 격차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빈부 격차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중국 사회 전역에 만연한 빈곤 문제를 쉽게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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