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인 견제 속에 이 두 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국가들이 무역을 진행함에 있어 눈치 아닌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여전히 중국의 일부 산업계에서 빚어지고 있는 인권문제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해당 물품을 수입해야 하는 국가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출시되어 업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영국계 글로벌 금융 그룹인 HSBC의 자회사 ‘세라이’가 의류산업에 사용되는 면화 등 원재료의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비벡 라마찬드란 [사진/비벡 라마찬드란 트위터]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1월 13일 신장 자치구 산 위구르 면 제품과 토마토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수입금지 대상은 신장 자치구 산 면 원료와 면직물·의류 일체, 토마토 및 토마토 가공품 전체다. 제3국에서 가공되더라도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면 수입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중국은 세계 제2위의 면화 생산국이며, 중국산 면화 가운데 85%가량이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된다.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되는 면화, 직물, 의류, 헤어제품, 전자 제품 등의 상당수가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의 면화 생산 장면, 신화통신 발행 사진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원래 미국은 2019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총 500억 달러 상당의 면화 및 면직물 관련 제품을 수입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CBP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한 신장 자치구 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초당적 합의로 의결했다. 또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신장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지난 15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SBC의 네트워크 기반 디지털 B2B 플랫폼인 세라이(Serai)는 최근 의류업계에 대해 면화 및 면직물 제품의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새로운 '트레이서빌리티'(Traceability)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 의류 업계가 공급망의 단계별로 제품의 유래를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 트레이서빌리티는 추적을 뜻하는 트레이스(trace)와 가능성을 의미하는 어빌리티(ability)가 조합된 용어로, 제조 이력과 유통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세라이의 비벡 라마찬드란 CEO는 "이 플랫폼은 전 공급망에 대한 가시성과 투명성을 높여주고, 단계별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플랫폼은 미국 정부가 신장 자치구 산 면화와 면직물, 이를 사용한 의류에 대한 규제 조처를 한 상태에서 관련 업계가 면화와 면직물의 제조 이력과 유통과정을 증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벡 라마찬드란 [사진/비벡 라마찬드란 트위터]

이처럼 미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을 이유로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와 이를 사용한 의류 등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한 상황에서 세라이의 트레이서빌리티 플랫폼의 출시는 의류 관련 업계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은 면화와 면직물을 유통하거나 구매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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