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다양한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부족으로 예방접종에 차질이 빚어지자 기존에 잘 알려진 백신 외에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의 백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푸트니크V’이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세계 최초로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얻었다.

스푸트니크V는 여러 논란을 겪다 최근에 들어서야 백신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 2상 뒤 곧바로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일었던 것. 그러다 최근 권위 있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 이상이라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 많은 국가에서 스푸트니크V를 도입하기 위한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2일 백신 개발자 측은 스푸트니크V가 승인 국가 수에서 세계 3대 백신 자리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생산 및 공급 문제 등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스푸트니크V가 미국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인 국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스푸트니크V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카자흐스탄까지 모두 27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해 승인 국가 순에서 화이자(35개국)와 아스트라제네카(31개국)의 뒤를 이었다고 RDIF가 밝혔다. 이는 미국 모더나 백신(14개국)은 물론 중국 시노팜(13개국)·시노백(10개국)·칸시노(2개국) 백신 등을 훨씬 능가하는 숫자라 이슈가 되고 있다.

한편 스푸트니크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백신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 백신 외에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소재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해 승인을 얻은 두 번째 백신 '에피박코로나'도 조만간 일반인 접종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전달체 바이러스(벡터)에 삽입해 만드는 전달체 백신인 데 비해, 에피박코로나 백신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일부인 항원을 합성해 제조하는 합성 항원 백신이다.

이밖에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추마코프 면역약품연구개발센터'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코비박'도 이달 안에 보건부 승인을 얻어 내달 말께 공급될 예정이다. 코비박은 불활성화 방식으로 제조된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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