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누군가의 절박함이 담긴 청원. 매일 수많은 청원이 올라오지만 그 중 공론화 되는 비율은 극히 드물다. 우리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조명 받지 못한 소외된 청원을 개봉해 빛을 밝힌다.

청원(청원시작 2020-12-15 청원마감 2021-01-14)
-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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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내용 전문
저희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지금 의식이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저희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2020년 11월28일 아빠와 밖에서 보기로 약속한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몸살기가 있다고..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춥다고 집에 있겠다고 했었습니다.

제가 밖에서의 볼일을 끝내고 집에 온 시각이 오후4시 반쯤. 아들이 집에 없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목소리가 매우 어둡고 숨이 차오르는 듯 얘기하기를 친구가 할 얘기가 있다고 불렀다며, 금방 들어갈게요...매우 어둡고.. 힘 들어 하는 아들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6시 넘어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해학생 중 한명이 딸아이에게 문자로 '니네 오빠 나하고 스파링 하다 맞아서 기절 했어" 라고 했답니다. 전화를 걸어 저희 아들이 있는 곳을 확인했고 가해학생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자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말도 안 되었습니다.

운동을 하는 아이도 아니고 복싱도 할 줄 모르는 아이. 키가 180이 넘지만 몸무게가 56kg밖에 안 되는 겁 많고 몸이 약한 아이입니다. 이런 우리아들이 스파링이 가능했을까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가해학생들이 아들을 두고 도망 갈까봐 달래면서 아줌마 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 했습니다.

119에 신고하고 도착하니..아파트 내 휴관인 커뮤니티 체육 시설 안에서 어른도 없이 그런 일이 벌어졌던 거였습니다. 처음 아들을 보았을 때 아무 힘이 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내쉬지 못하고 동공이 빛에도 반응이 없던 상태였습니다. 후에 아들의 상태를 소견서로 확인하니 동공확장 및 동공반사 저하였던 상태였습니다.

흰자밖에 보이지 않던 아들을 본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119분들부터 찾았습니다. 119분들이 오셔서 아들을 확인 후 매우 위중하니 먼저 응급실로 가고 폭력사건 같으니 신고부터 하고 빨리 응급실로 오라고 했습니다.

경찰 분들이 오기까지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지만 우리아들이 일어나지 못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병원에서 위급하다는 소리를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들은 응급수술을 들어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식물인간이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아드님 살리러 들어갑니다. 저는 살리는 수술하고 오겠습니다."하셨습니다.

다섯 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 수술이 끝나고 예후가 좋지 않아 2~3일은 살 수 있을지 지켜봐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저희아들은 중환자실에 의식이 없이 있습니다. 우리아들은 얼마나 맞았는지 앞니 네 개도 제 위치에 있지 않고 벌어져 있습니다.

기절했다고 인지한 가해학생들은 119를 부르지도 않고 기절해 있는 아들을 그냥 두고 장난치고 놀고 한참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자 물을 뿌리고 이리저리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녔다고 합니다.

골든타임도 놓치고 아들은 뇌손상이 크게 왔습니다.. **도는 큰 병원이 없어 다리를 건너 나가야합니다.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데. 119를 부를 생각도 안하고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가해학생들은 경찰조사가 끝나고 지금은 검찰로 송치가 되었습니다. 사전구속영장 나와 구속 되어 수감 중입니다. 경찰조사와 검찰조사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가해학생들이 폭력을 가장한 스파링이란 것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가해학생들이 아들에게 새벽에 나오라고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아들이 통금시간 때문에 혼난다고 계속 얘기하니 죽을 각오 하라고 그리고는 다음날인 11월 28일 에 만나서 폭행을 당했습니다. 아들은 이미 맞을 것을 알고 나갔던 겁니다.

가해학생 들은 일진이고 무서운 친구들 이었습니다. 피해봤자 좁은 **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학교든, 동네PC방이든 그 어디든.. 가해학생들은 문 닫은 커뮤니티에 몰래 들어가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였고 저희 아들은 도움 받을 어느 누구도 없는 곳에서 끊임없이 맞았던 겁니다. 얼마나 아팠을지..얼마나 무서웠을지..고통스러웠을지..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들은 외상성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 치아앞니4개 골절이란 진단명을 받고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습니다. 수술하신 선생님도 두개골이 얼마나 단단한데 어지간히 맞아서 뇌에 출혈이 생기지 않는다고. 학교폭력은 없어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가해학생 둘 다 이번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변호사 선임까지 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아들 이전에 다른 피해자가 있었으나 변호사를 통해 큰 처벌 없이 무마된 걸로 들었습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나니 이런 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또 금방 풀려날 거라 생각 할테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거예요. 동급생끼리 위아래가 어디 있나요? 정말 잔인하고 무섭습니다.

저희는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 우리아들이 깨어나도 다시 온전하게 일반인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예후가 더 많이 보입니다. 기적이 일어나서 우리아들이 깨어나고 온전하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국민여러분 도와주세요. 관련법들을 만드시는 분들 제발 저희 아이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원 UNBOXING 취재결과 >> 디지털소통센터장 강정수

“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피해학생 보호 조치를 결정하고, 가해학생들에 대해서는 퇴학과 함께 부가적 특별교육 조치를 결정”

“경찰과 검찰은 중상해 및 공동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가해학생을 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재판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것을 기대”

“‘사안처리 특별 대책반’을 구성하고 해당 지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특별실태조사 실시...교육안전공제회를 통해 피해학생의 치료비 지원...피해학생 치유 기능을 담당할 별도의 위(Wee)센터 신설 추진”

“성폭력을 비롯한 중대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하여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는 등 형사 처벌 강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이며, 정부는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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