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휘 기자]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요동 땅의 ‘돼지’

남이 보면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닌 것을 자랑하거나, 귀한 것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사자(四字)야! 놀자’ ‘요동지시(遼東之豕)’입니다.
→ 멀 요(遼) 동녘 동(東) 갈 지(之) 돼지 시(豕) 

‘요동지시(遼東之豕)’란 요동의 ‘돼지’로 남이 보기에는 대단찮은 물건을 대단히 귀한 것으로 생각해 견문이 좁고 오만한 탓에 하찮은 공을 득의양양하여 자랑할 때 쓰는 말입니다.

‘요동지시(遼東之豕)’ 이야기

후한서 <주부전>과 문선 <주부서>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후한 건국 직후, 전쟁의 여파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어양태수 팽총이 논공 행사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장군 ‘주부’는 그의 비리를 꾸짖는 글을 보냈죠. 

“그대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옛날에 요동 사람이 그의 돼지가 머리가 흰 새끼를 낳았다. 주인이 이를 진귀하게 여겨 왕에게 바치려고 하동까지 가 보니 그곳 돼지는 모두 머리가 흰 것을 보고 부끄러워 얼른 돌아갔다고 한다. 지금 조정에서 그대의 공을 논한다면 폐하의 개국에 공이 큰 군신 가운데 저 요동의 돼지에 불과함을 알 것이다.” 

한편 팽총은 처음에 후한을 세운 광무제 ‘유수’가 반군을 토벌하기 위해 하북에 포진하고 있을 때에 3,000여 보병을 이끌고 달려와 가세했습니다. 또 광무제가 옛 조나라의 도읍 한단을 포위 공격했을 때에는 군량 보급의 중책을 맡아 차질 없이 완수하는 등 여러 번 큰 공을 세워 좌명지신의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팽총은 스스로 연왕이라 일컬으며 조정에 반기를 들었다가 2년 후 토벌당하고 말았습니다.

‘요동지시(遼東之豕)’에 불과하지 않길

요동지시는 요동 땅의 ‘돼지’로 남이 보기에는 대단찮은 물건을 대단히 귀한 것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은 태도를 의미합니다. 우물 안에서 자기가 잘났다고 우쭐대며 큰 세상에 나왔다가는 요동지시에 불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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