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줄기를 하나하나 엮어서 만들어 낸 라탄 소품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가정집마다 흔히 볼 수 있던 채반이나 바구니 모두 등공예를 응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라탄 공예를 배워보지 않은 사람도 등나무로 만든 소품을 보면 따뜻함과 친근함을 느끼곤 한다.

라탄공예는 순수하게 자연에서 나온 재료로만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자연을 닮은 라탄 소품은 음식을 담거나 아이의 손에 닿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화학적인 재료 없이 오직 등나무와 물을 이용해 형태를 만들고 건조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자연과 사람 모두 가장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이기도 하다.

이에 관하여 서울 마포구에서 스테이라탄을 운영하는 위민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마포구 스테이라탄 위민지 대표
▲ 마포구 스테이라탄 위민지 대표

Q. 스테이라탄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공방 창업 전에는 7년 차 직장인이었다. 직장생활 6년 차가 되었을 때 결혼을 하고 2세 계획을 세우면서 경력단절을 고민하게 되었다. 평생직장은 없다고 하지만 임신과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마침 다니고 있던 직장에서 커리어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되던 차에 취미로 하고 있었던 라탄공예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는 스타트업이라 업무도 많고 야근도 종종 있었지만, 퇴근 후 라탄을 엮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회사 업무에 지친 날에도 라탄을 엮고 있으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지금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인 것 같았고 그래서 라탄공방 창업을 결정하게 되었다.

Q. 스테이라탄의 주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라탄공예는 남녀노소 누구나 해볼 수 있지만 주로 20~50대 여성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편이다. 손으로 하는 취미 생활을 하고 싶으신 분, 투잡과 부업 혹은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 경력단절로 제2의 직업을 찾길 원하시는 분 등 다양한 분들이 라탄공예를 접하기 위해 찾아오신다. 단체 대상으로는 기업체와 공공기관, 문화센터 등 출강도 직접 나가고 있다.

스테이라탄에서는 크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비스가 나누어져 있다. 먼저 오프라인에서는 공방에서 직접 라탄공예를 체험해볼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와 취미반과 정규반이 있다. 이 수업들은 라탄공예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 혹은 체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원데이클래스에는 하루에 1개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취미반 클래스에서는 만들고 싶은 3~4개 작품을 선정하여 매주 약 1달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정규반은 기초적인 라탄공예 기법부터 심화 기법까지 좀 더 자세하게 라탄공예 배워볼 수 있는 클래스다.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사반과 창업반도 운영한다. 강사반은 라탄공예를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과 공방 창업, 출강, 온라인 판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클래스다. 한국등공예연구회에서 만든 커리큘럼 하에 라탄공예 기초부터 다양한 기법들을 배워볼 수 있다.

창업반은 강사반을 이수 후 공방 창업과 온라인 판매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수강할 수 있는 클래스다. 이 수업에서는 부동산 계약부터 사업자등록 및 통신판매업 신고, 공방 인테리어 등에 대해 알려드린다. 이와 함께 인스타그램,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마케팅과 수업 커리큘럼 작성하는 법, 사진 촬영 방법 등도 도와드리고 있다. 창업해서 혼자 헤쳐나가기에 힘든 부분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들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온라인에서는 주문제작 및 구매플랫폼을 통해 직접 만든 라탄 제품들을 판매한다. 스테이라탄 블로그 및 SNS를 통해 들어오는 주문제작 의뢰와 온라인 스토어 및 구매플랫폼에 직접 만든 라탄 소품들을 업로드하여 판매하고 있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의 스테이라탄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누구든 아무 걱정없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스테이라탄만의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 있는 공방들은 아무래도 건물세가 매우 비싸다 보니 보통 역세권보다는 골목에 있거나, 주차가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수강생분들이 좀 더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위치와 편한 주차를 제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현재 스테이라탄 공방은 2호선 이대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2분 거리에 있다. 건물 내 무료주차가 가능하고 또 도보 5분 내 공영주차장이 있어 교통 편의성이 좋은 편이라 자부할 수 있다.

또한, 클래스는 예약제로 진행이 되지만 최대한 수강생분들의 원하는 시간과 요일에 맞춰 진행한다. 직장인, 육아맘 등 시간을 내서 와야 하는 수강생분들이 있다 보니 최대한 유연한 일정으로 진행을 해드린다. 나를 위해, 내 시간을 직접 투자하여 등공예를 배우러 오는 시간만큼은 편하게 혹은 즐겁게 오실 수 있는 공간이 되어드리고 싶다.

▲ 마포구 스테이라탄 내부전경 및 주요 포트폴리오
▲ 마포구 스테이라탄 내부전경 및 주요 포트폴리오

Q. 스테이라탄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스테이라탄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라탄 안에서 머무르고 있는 내 모습이 좋아서 라탄에서 머무르고 있는 나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생겨났다. 라탄을 엮으면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생각을 비우는 시간을 가졌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는 스테이라탄에서 더 많은 사람이 라탄을 접하고 그 안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일상에 필요하고 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라탄 소품들을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또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오프라인 클래스와 온라인 판매 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엮는 즐거움을 다양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주문제작 의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에 재구매를 해주셨던 분이 또 재구매를 해주셨을 때 행복했다. 그동안 만들어왔던 라탄 소품들을 인정받은 기분이 들었고, 앞으로 더 열심히 엮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스스로 하게 되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공방 창업 전 약 7년간 중견회사 및 IT 스타트업에서 온라인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렇다 보니 컴퓨터나 모바일로 문서 작업을 하거나 여러 마케팅 툴을 다루는 데 익숙하다. 또, 개인 SNS 운영을 통해 온라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소비자 트렌드나 고객 니즈 등 시장 조사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점을 살려서 라탄 공방을 오픈하기 전에 온라인 판매를 먼저 시작했다.

현재 운영 중인 창업반도 이때의 경험이 토대가 됐다. 오프라인에서는 부동산 알아보는 것부터 인테리어, 수업 커리큘럼, 온라인에서는 SNS 운영 및 온라인 홍보까지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직장생활에서 쌓은 업무 능력과 직접 체득해왔던 모든 방법을 최대한 나누고 공유하려고 한다

Q. 스테이라탄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라탄을 엮고 있는 내 모습이 좋고, 엮고 있는 지금 이 시간들이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오래오래 라탄을 엮고 싶다. 라탄공예는 최근 들어 국내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공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라탄공예를 알고 한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의 중심에 ‘스테이라탄’이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평소 'small success' 란 단어를 좋아한다. 때로는 큰 성공보다는 작은 성공들이 모여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스테이라탄에 찾아오시는 분들에게는 라탄공예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는 것도 물론이지만 본인이 목표했던 소품을 직접 완성해내는 기쁨을 드리고 싶다. 이러한 작은 성공도 함께 성취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도와드릴 예정이다. 바쁜 일상에서 지치고 쉼이 필요할 때, 무언가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스테이라탄은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공방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도 드리고픈 말이 있다. 예전과 달리 다니고 있는 회사가 더는 내 미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요즘은 특히나 1인 창업이나 공방 창업에 관한 관심이 높다. 소소하게 해오던 취미로 인해 수익이 생기고, 또 그 취미가 업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설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지금의 내 취미가 일로 바뀌었을 때도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먼저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어떤 업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1인 공방 같은 경우엔 A부터 Z까지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또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험난할지 모를 과정의 시작점에 같은 라탄공예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다. 모든 과정과 아쉬웠던 일을 보완하여 다른 분들은 조금이나마 더 쉽게 빠르게 시작하실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돕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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