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고은 pro] 해마다 온 가족들이 모여 즐기거나 기념하는 명절. 지금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절인 설을 앞두고 있다. 명절이 되면 음식이 빠질 수 없고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명절 때만 되면 엄마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바로 명절음식의 가격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로 밥상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과연 10년 전 명절 음식의 물가는 조금 나았을까?

10년 전에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치며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파와 폭설 등으로 채소와 생선 가격도 치솟았고 국제유가도 상승하면서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도 상당폭 올랐다. 당시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오른 물가 때문에 명절 예산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살림이 조금 나아졌을까? 안타깝지만 올해도 10년 전과 다르지 않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해가 밝자마자 먹거리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최근 달걀 등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최대 18% 더 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설에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24만700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설 때 20만6,700원보다 16.4%(3만4,000원)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달걀 한 판 가격은 가장 싼 제품이 6천 원에 육박하면서 '금(金)란'이라는 말을 몸소 느낄 수 있으며 달걀을 비롯해 대부분 품목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과일류는 사과(부사 3개) 가격이 지난해 설에는 9,000∼9,980원이었지만 올해는 12,000∼18,000원으로 33.3∼88.5% 올랐다.

올해 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치솟은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상 기후 영향이다.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과일 출하량이 대폭 줄었고 겨울에는 한파와 폭설로 농작물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차례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 파는 차례상 품목을 잘 비교해서 구입해야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전통시장 37곳과 인근 대형마트 37곳을 대상으로 설 제사용품 27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평균 25만1,844원으로 대형마트 32만265원보다 21.4%(6만8,421원) 저렴했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에서 넉넉한 인심과 더불어 알뜰한 가격에 장을 보거나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활용해보는 것도 가계 부담을 낮추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설은 코로나19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연휴 기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직계 가족도 거주지를 달리하는 경우 5인 이상 모임을 가질 수 없다. 물가도 오르고 가족들도 만나기 힘든 이번 설.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 하루빨리 힘든 시기를 극복해야 물가도 조금이나마 안정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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