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고은 pro] 민족 대 명절 설날.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명절은 우리에게 언제나 즐거운 날입니다. 

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만큼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또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밥 대신 떡국을 먹는 날이죠. 그런데 간혹 이 설을 ‘구정’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고 ‘신정’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정과 신정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현재는 설이 1월에서 2월 사이로 매년 날짜가 다릅니다. 그런데 한 때는 1월 1일로 고정되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양력으로 설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설날이 구정과 신정으로 구분되기 시작한 것은 1894년 갑오개혁 당시, 개혁의 하나로 1896년부터 양력을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새 달력에 의한 양력 1월1일을 신정이라 하고 묵은 달력에 의한 음력 정월 초하루를 구정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일제강점기인 1896년 일본은 태양력을 실시하면서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음력설보다 양력설인 '신정'을 강요했습니다. 

이러한 양력설은 해방 후에도 이어졌는데 정부는 구정과 신정을 모두 쇠는 것은 '나라 경제'에 좋지 않다며 1980년대 중반까지 양력설만 사흘 동안 연휴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때까지도 구정을 고유명절로 생각하여 전통을 유지해 왔는데 이 모습을 보고 정부는 1985년 음력 설날을 ‘민속의 날"로 하여 하루 쉬도록 했고, 이후 1989년 민속의 날을 음력설로 인정하면서 연휴가 사흘로 늘었고 다시 고유명절로 제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제와 정부의 강요에도 옛 전통을 지키며 음력설을 지킨 국민들 덕분에 다시 음력설은 부활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지금의 설날이 고유명절로 인정받게 된 것이 불과 30여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문화로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지키기 위해 2000년에는 설 문화 재창조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습니다. '설 문화 재창조 계획'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세시풍속 체험기회를 제공하기도 했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어 떡국을 끓여 함께 나눠먹거나 학교 운동장에 모여 널뛰기나 연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또, 요즘은 명절 때 여행을 가거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교통수단이 버스나 기차 밖에 없었던 7, 80년대에는 더욱 복잡하고 꽉 막힌 귀성길에 발 디딜 틈조차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진 음력 1월 1일을 설 명절. 설 명절이 구정과 신정으로 바뀌다 지금까지 오게 된 데는 전통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2021년 신축년 새해, 올 한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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