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의류는 물론 자동차의 실내 장식등 고급 소재로 각광받는 ‘가죽’. 하지만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가죽의 사용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인간은 동물의 가죽을 언제부터 사용해왔을까?

벗겨낸 동물의 피부를 지칭하는 ‘가죽’. 간혹 가죽을 한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우리말이고 한자로는 ‘피혁(皮革)’이라 부른다. 인간이 가죽을 의류로 이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정말 오래되었다.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인류가 탄생하고 생존을 위해 동물들을 잡아 식량으로 삼던 수렵과 더 나아가 사육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죽을 이용해 왔던 것.

몸을 가리는 수단이 필요했지만, 섬유 가공기술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동물을 잡아 고기를 섭취 한 후 남겨진 가죽을 몸에 두르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가죽은 몸을 가릴 수 있는 장점은 물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적 측면도 있어 점차 가죽의 이용이 늘어났다. 그렇게 시작한 가죽 옷은 점차 인간의 용도와 취향에 맞게 다듬어지기 시작했고, 일부 부족에서는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나타내기 위해 맹수들의 가죽을 몸에 두르기도 했다. 

특히 청동기 시대가 되면서 도구를 이용해 가죽을 세심하게 다듬고 의류의 주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가죽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고 패션의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인류의 생활은 안정기에 들어섰고, 부유층들은 자신의 부를 드러내기 위해 특이한 가죽과 모피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소와 돼지는 물론 고기로 사용성이 낮은 악어, 밍크, 여우, 호랑이, 늑대 등 희귀하고 감촉이 좋은 동물의 가죽과 모피는 인기리에 팔려나갔다. 

이렇게 부유층을 중심으로 희귀한 가죽과 모피의 요구가 높아지자 정해진 법적 절차 하에 생산되는 가죽만으로는 수요가 충족되기 어려운 만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들의 수요에 의해 불법 사육 및 밀렵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인간의 가죽과 모피에 대한 탐욕이 늘어날수록 한 가지 폐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죽과 모피의 인기가 높은 동물이 멸종 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또한 윤기 나는 좋은 품질의 가죽과 모피를 얻기 위해 산 채로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일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고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문제화되기 시작했다. 

가죽은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 죽여서 얻는 것인데, 문제는 죽이지 않고 벗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었다. 그래서 식량으로 주로 이용되는 소와 돼지, 양 가죽 이외에, 인간의 탐욕만을 만족시키기 위한 무분별한 가죽 및 모피 생산을 금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 돼지, 양 등의 가죽은 도축 과정에서 얻어지고 이러한 대형 동물의 경우엔 식품 등의 관련법에 의해 도축과정이 법률에 의해 규정되고 감독되지만 그 이외는 대부분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치재로 사용되는 가죽의 경우엔 도축 등에 있어 제도적 규제가 미비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으며 상당수 가죽, 모피는 동물에 대한 인도적 인식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생산, 수출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 섬유 기술의 발달로 가죽의 필요성도 많이 감소한 상태이다. 현대 섬유의 뛰어난 기능성 앞에 가죽 옷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 특히 ‘인조 가죽’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장에서 ‘가죽’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인조 가죽(Artificial Leather)은 부직포와 폴리우레탄 등의 재료를 배합해 만든 합성 가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레자'라고 부른다. 최근 동물보호 측면에서 ‘Vegan Leather’ 라 명명하기도 한다.

인조 가죽은 동물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기능성에서도 강점이 있다. 가죽보다 가볍고, 습기에 강하며, 센 물리적 강도를 가졌다. 그리고 특히 키워서 도축하고 벗겨낼 필요가 없이 기계로 찍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어 가죽 대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조가죽은 진짜 가죽과 느낌이 달라서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죽을 선호한다. 특히 사용 시간이 지날수록 인조가죽과 가죽은 티가 난다고 여기는 부류가 있어 여전히 동물 가죽은 널리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가죽의 사용. 하지만 가죽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이 많기에 가죽 이용이 허용된 동물의 제한되고 있고, 그마저도 여전히 찬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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