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잘 알려진 캐럴의 가사 일부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기념되고 있는 성탄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준다는 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런 산타할아버지와 정반대의 역할을 하는 존재도 있다. 바로 ‘크람푸스(Krampus)’이다. 물론 이 역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크람푸스는 유럽에서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관련 악마이다. ‘반은 염소나 산양, 반은 악마’ 모습의 크람푸스는 오스트리아나 체코 등 중부유럽과 동유럽 일부 지역에서 잘 알려진 존재이다. 검고 사악한 모습을 하고 있고, 다리는 한쪽은 말발굽 다른 한쪽은 사람의 발을 하고 이어 끔찍하다. 크람푸스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며, 일부 민속학자와 인류학자는 기독교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석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나타난다고 알려진 크람푸스는 산타클로스와 정반대의 역할을 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다. 보통 산타클로스는 캐럴에서 나타나는 1년 동안 울지 않고 착하게 지낸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에 커다란 자루를 들고 다니는 크람푸스는 1년 동안 악행을 일삼아 왔던 어린이들을 혼쭐내며 잡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망태 할아버지와 유사한 개념이다.

크람푸스를 산타클로스와 반대 개념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동료로 인식하는 유럽 지역도 있다. 오스트리아, 바이에른, 크로아티아, 체코, 헝가리, 슬로베니아 및 북부 이탈리아 등의 지역에서는 산타클로스(성 니콜라우스)의 동료 중 한 명으로 여기며 선행에 대한 선물은 성 니콜라우스가, 반대로 악행에 대한 벌은 크람푸스가 맡고 있다고 여긴다. 유럽에서 이렇게 알려진 크람푸스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전해 내려오는데 혼쭐을 내기보다 선물이 아닌 석탄을 잔뜩 주고 가는 것으로 변형되어 있다.

크람푸스 전설이 내려오는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 분장은 물론 크람푸스 분장을 하면서 기념한다. 특히 크람푸스 분장의 퍼레이드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보통의 밝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아닌 섬뜩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러한 크람푸스는 여러 영화의 소재가 되며 스릴을 주는 크리스마스 영화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크람푸스, Krampus>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 한 막장 가족멤버들이 크리스마스를 망쳐버린 후, 어린 맥스는 환멸을 느끼고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지 않게 된다. 맥스의 이러한 어두운 침체는 크리스마스를 믿지 않는 이들을 벌하는 고대의 악한 힘 ‘크람푸스’를 깨우고 만다. 그 후 크리스마스의 아이콘 크람푸스는 괴물 같은 생명력을 갖게 되면서 모든 것은 혼돈으로 변하고, 파탄 난 가족들의 집을 장악하며 살길 원한다면 싸우길 종용하며 공포와 스릴을 선사한다.

이처럼 영화의 소재에도 사용된 ‘크람푸스’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소재로도 이용되며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관련 키워드로 늘 등장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코로나19로 빛바랜 2020년 어두운 기운이 크람푸스의 어두운 망태에 싹 담겨 소멸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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