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은 큰 기쁨이지만, 동시에 큰 책임이 따르는 무거운 길이기도 하다. 더욱이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는 더 그렇다. 평범한 아이를 키울 때와 달리 의사소통이나 일상생활에서조차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발달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아이가 지닌 장애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헤매는 부모도 많다.

이렇게 헤매는 부모들이 가장 쉽게 찾는 방법은 온라인 검색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쉬운 만큼 부정확하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전문적이지 않은 판단으로 아이에게 부적절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찾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전문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에 관하여 부산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를 운영하는 한지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 한지원 대표

Q. 신평언어발달센터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엔 우리 아이를 위해 시작한 공부였다. 평범한 주부이자 직장인으로 생활하던 중 자폐성 장애로 힘들어하는 둘째 아이가 나에게 오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의 장애를 알고 나서 수많은 특수교육과 수업을 하면서 좀 더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받았던 교육을 좀 더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었다.

조금은 특별한 내 아이의 발달과정을 보며 부모가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느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자폐 아동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부모와 소통하며 여러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고자 센터를 개원하게 되었다.

Q. 신평언어발달센터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해 주십시오.

A. 본 센터는 전반적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발달이 늦은 영·유아와 학습과 읽기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학령기 아동, 발음문제로 인한 조음장애, 말더듬증 등 모두 여기에 속한다. 정확한 평가와 부모 상담을 통해 아이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적절한 관리 목표를 세워 아이의 발달을 통합적으로 돕는다.

본 센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언어, 인지학습, 놀이, 미술심리, 감각통합 관리 등이 있다. 먼저 언어치료는 타인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능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지학습 관리는 아동의 취약한 학습준비와 학업 성취도를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동의 현행수준을 파악하여 특성에 맞게 개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미술심리 관리는 비언어적인 상담 방법으로 심리적 어려움이나 정서적 문제를 말로 이해하고 표현하기가 어려운 대상자에게 추천한다. 상담 과정에서 대상자의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표현력을 높인다.

감각통합 관리는 신체발달과 운동발달을 모두 포함하는 방법이다. 신체발달과 운동발달은 아이의 인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발달에 지표가 될 수 있다. 특정 감각을 과하게 추구하거나 예민성을 보이는 경우 아이의 인지 및 학습발달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감각을 경험하게 하여 각종 감각을 통합하고 조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Q.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본 센터는 부모와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아이뿐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소통에도 신경 쓴다. 우리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자조 기술 향상, 사회화 훈련,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부모들의 역할 등을 소통하며 편하게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를 위해 치료사 선생님들이 수업 회의를 통해 본인의 전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수업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통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 내부전경 및 수업사진

Q.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사람에 대한 마음이다. 나 또한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주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평범한 아이를 키우며 놓칠 수 있었던 비장애 자녀의 마음도 알게 됐다. 센터를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선생님들은 늘 아동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시기가 어떠하든 사람은 누구나 아플 수 있고 마음이든 신체든 장애가 올 수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 편견 없이 바라봐 주길 바란다. 타인을 배려하는 사소한 말과 작은 행동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고 아름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

Q.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장애아이든 비장애 아이든 부모님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아이들의 행동에 당황해할 때가 있다. 매 순간이 새롭고 힘들 때도 있지만 부모와 협력하여 아이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 늘 감사할 따름이다. 무발화로 눈맞춤, 상호작용의 어려움에 걷기도 힘들었던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초등생이 되어 “선생님~”하고 뛰어오는 모습은 늘 사랑스럽다. 나에게는 비타민 같은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 없이 잘 성장하여 나갈 수 있기를 늘 기도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이의 교육을 위해 여러 치료기관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이 이곳의 기반이 됐다. 센터를 이용하는 부모의 시각으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임상경험이 많고 나와 같이 부모의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부모들에게 더욱 많은 전문지식과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Q. 신평언어심리발달센터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본 센터는 부모가 주체가 되어 아이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기관이 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가정 연계프로그램, 치료의 일반화를 위한 사회성 그룹, 성인기를 대비한 직업 재활교육 및 주간 보호센터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이 기사를 주의 깊게 볼 사람들도 어쩌면 나처럼 조금은 남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조금은 서툴고 느려도 우리 아이들도 발달하고 있으며 나름의 손짓, 표정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 작은 것도 놓치지 말고 충분한 기회를 끊임없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늘 나에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나의 아들을 보며 느낀 점이다.

한 아이가 바뀌려면 온 동네가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가진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특성을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향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조금은 특별하고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배워나가야 할지 모르지만, 이들도 사회의 일원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의 상호협력과 노력을 통해 세상을 배워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존감을 먼저 높이고 능동적인 생활을 통해 주변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지역사회의 도움도 필요하다.

가장 유능한 의사는 아이의 질병을 잘 치료하는 것보다 부모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솔루션을 제공하는 의사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의 발달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그만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힘들고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그럴 때 온라인 검색으로만 우리 아이들을 판단하지 마시고 주변의 상담 센터를 방문하시길 바란다. 그곳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신호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나가길 바란다.

혼자가 아닌 함께 바꾸어 나갈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 나 또한 노력할 것이다.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님들도 지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할 수 있다는 말처럼, 하나의 장애로 10가지 능력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달라. 밝은 눈과 열린 마음으로 아동들을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