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탄은 동남아시아의 열대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야자과의 덩굴 식물이다. 줄기가 길고 질겨서 공예 가구의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방, 바구니 등 실생활 소품을 만들기도 한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고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라탄공예를 직접 배워보는 수업도 인기가 많다.

이렇게 라탄공예를 배우고 나면 하루 2~3시간의 작업만으로도 작은 소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공예에 빠진 사람들은 등나무 줄기를 엮는 동안 다른 생각 없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을 꼽는다. 두고두고 완성품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등나무 줄기에 세월이 담겨 더욱 멋스럽게 변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 사상구에서 라탄공방 느루를 운영하는 진정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 사상구 라탄공방 느루 진정희 대표

Q. 라탄공방 느루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라탄공방 느루를 열기 전, 약 3년간 유치원 교사생활을 해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천직이라 생각할 정도로 즐거웠지만, 힘든 점도 있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한국의 교육환경과 가치관 차이에 괴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유치원 교사를 그만두고 나를 되돌아보며 진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이후 부산의 한 사진관에서 1년 반 가량 사진작가로 일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이 그리웠다. 결국,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마음먹고 어렵게 사진작가를 그만두게 됐다.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유아 미술 교습소를 계획했지만 이마저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그렇게 일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면서 우울감이 커졌다. 항상 밝게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해 왔기 때문에 우울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언제까지 코로나19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우울하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평소 관심이 많던 라탄공예를 배워보기로 했다. 그게 라탄 공예와의 첫 만남이었다. 라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운영하는 공방이 비교적 적었고 유행을 타지 않는 소품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라탄 자격증반을 수강하며 2020년은 매일 라탄을 엮으며 시간을 보냈다. 라탄공예를 하며 그동안 우울했던 감정이 많이 없어졌고 안정감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한 라탄공예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Q. 라탄공방 느루의 주 서비스를 설명해 주십시오.

A. 라탄공방 느루는 라탄의 장점을 잘 살린 소품 제작 클래스가 중심이다. 기본적으로 소규모 수업을 하고 있지만, 처음 보는 다른 분들과의 수업이 부담스럽거나 1:1 수업을 원하시는 분은 개별 수업도 하고 있다.

▲ 부산 사상구 라탄공방 느루 수업사진과 포트폴리오

Q. 라탄공방 느루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일상생활에 많이 지치고 생각할 것들이 많으신 분들이 라탄을 엮는 동안만이라도 안정감을 가지고 편안했으면 좋겠다. 라탄을 처음 접하시는 분, 관심 있으신 분들이 편하게 오가며 배울 수 있는 그런 공방이 되고 싶다.

Q. 라탄공방 느루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매번 라탄으로 작은 소품 하나를 만들어도 주변 지인분들 친척분들이 보시고는 항상 칭찬해주신다. 너무 예쁘다며 소품 하나하나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모습에 항상 뿌듯함을 느낀다. 그래서 더 라탄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라탄공방 느루를 열고 난 후 첫 수강생분들도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집중했고 너무 행복하게 시간이 지났다며 며칠 후에 또 수업을 듣고 싶다고 하셨다. 짧은 시간이지만 큰 행복함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Q. 라탄공방 느루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을 토대로 쉽게 따라 엮을 수 있는 키즈클래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클래스도 운영하려 한다. 본격적으로 오픈한 후에는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반, 취미반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천천히 자격증반과 단체 수업을 늘려가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라탄을 잘 접하기 힘드신 분들을 대상으로 노인회관이나 복지관에서도 수업을 진행해보려 한다. 1년 안에는 나로 인해 라탄을 접해보고 좋은 추억을 가져가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부산의 많은 공방 중 라탄공방의 입지가 제일 높아지는 것이 목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느루’라는 이름의 사전적인 뜻은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이라는 의미다. 이 표현에는 느림의 미학인 라탄공예의 특징이 잘 살아있다. 그 뜻처럼 늘 옆에서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공방의 이름을 지었다. 이처럼 급하지 않고 천천히 한분 한분께 라탄을 엮는 방법을 알려드리면서 라탄에 대해 좋은 기억을 심어드리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머릿속을 괴롭히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라탄 공방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분명 라탄이 여러분을 위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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