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68)이 E사 패딩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회사 측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아동 성범죄로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조씨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어서다. 

신창원 티셔츠부터 사건 사고가 생길때마다 이슈가 되는 것, 바로 ‘블레임룩’이다. '블레임 룩(Blame look)'은 영어 블레임(blame 비난)과 룩(look 외모, 주목)의 합성어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언론 등을 통해 대중 앞에 등장했을 때 해당 인물의 의상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말한다. 

조두순은 12일 오전 6시 45분께 관용차를 타고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를 나왔다. 오전 7시 50분께 안산보호관찰소에 도착한 뒤 관용차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 안산보호관찰소로 이동 과정 중 모습을 드러낸 조두순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카키색 롱패딩 차림이었다. 그리고 패딩에 박힌 브랜드 E사 로고가 고스란히 포착되기도 했다.

E사 측은 "오늘 아침 끔찍한 아동 성범죄로 국민의 공분을 샀던 조두순이 자사 패딩을 입은 채 출소했다. 국민들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는 당사는 이번 일로 깊은 유감과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히며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블레임룩은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있었다.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폭정을 일삼던 혁명 지도자 장 폴 마라를 암살한 미모의 샤를로트 코르데가 입었던 드레스와 보닛이 유행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블레임룩 단어의 등장은 신청원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이 1999년 경찰에 체포될 때 입었던 무지개 티셔츠로 화제 몰이를 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미소니의 짝퉁인데 ‘신창원 티셔츠’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끈 것. 

2000년엔 로비스트 린다 김이 쓰던 에스카다의 선글라스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최순실(최서원)씨는 2016년 검찰 출석 중 벗겨진 신발 한 짝이 이탈리아의 프라다 명품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 역시 화제를 모으며 실시간 검색순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 입은 보라색 휠라 맨투맨 티셔츠가 주목받았다. 회사 측 우려와 달리 운영사 주가가 29.74% 급등해 “블레임룩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입거나 사용한 물건이 화제가 되는 현상 블레임룩. 실제 판매량과는 무관하게 대부분 기업의 이미지는 훼손되기 쉽다고 한다. 더군다나 사건의 본질이 아닌 상품에 관심에 쏠리면서 부작용이 야기되기도 한다. 조두순과 E사가 어떤 관계가 있으랴. 조주빈과 F사는 또 어떤 관계가 있으랴. 본질을 흐리는 지나친 관심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