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달 17일부터 쿼드(Quad) 4개국이 인도양에서 말라바르 2020 2차 합동 훈련에 돌입한다고 더힌두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말라바르는 인도양 동북부 벵골만에서 4일간 진행됐고, 2차 훈련은 인도양 북서쪽 아라비아해에서 20일까지 4일간 이어졌다.

‘쿼드(Quad)’는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로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일본과 호주에 비동맹국 지위를 고수하던 인도가 합류하면서 구성된 협의체를 말한다.

‘쿼드(Quad)’란 이름은 2007년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처음 열었던 ‘4자 안보 대화’를 영문으로 한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맨 앞부분만 따서 만든 것이다. 이는 9년간 중단됐다가 2017년 다시 부활했는데 사실상 목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팽창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전략적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전방위로 중국과 갈등하는 상황이고, 인도도 중국과 국경 문제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관한 독립적 조사 지원을 놓고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된 말라바르 2차 훈련에 항공모함이 새롭게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인도 해군에서는 전투기 미그-29K가 탑재된 항공모함 INS 비크라마디티아를 비롯해 구축함과 잠수함이 등장했다. 또 미국에서도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와 함께 구축함, 초계기 등이 참가했다.

최근 중국과 주변국간의 불화가 점차 더 심해지면서, 중국은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교나 안보 영역에서 거침없는 충돌을 해왔다. 이에 미국은 쿼드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다자안보동맹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높여가면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지난 수십 개월 동안 한국도 쿼드 적극 동참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쿼드 동참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자 미국은 남북 정상간 합의 이행을 전면 중단시키는 보복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0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쿼드를 거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냉전을 부추기는 것은 시대와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가 추진된다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쿼드가 미국의 의도대로 ‘아시아판 나토’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향후 중국과 국제사회 간 충돌이 얼마나 잘 해결되는지에 따라 쿼드의 행보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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