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지나치게 빠른 변화와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끊임없이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취미를 찾게 된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하면서 마음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몸이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쉬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그런 점에서 등공예는 몸과 마음이 모두 쉴 수 있는 완벽한 취미다.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등나무 줄기뿐이다. 물에 젖은 등나무 줄기를 맨손으로 단단히 엮어나가다 보면 들리는 것은 오직 시계 소리와 자신의 숨소리뿐이다. 그렇게 잠시나마 일상을 잊고 오롯이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완성한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에 관하여 송파구에서 지극히하나를 운영하는 김하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송파구 지극히하나 내부전경

Q. 지극히하나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극히하나를 열기까지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내가 좋았고 남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전부였다. 등공예의 매력을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고, 이 분야의 장인이 될 때까지 공부하고 싶어 이 공간을 만들었다.

Q. 지극히하나의 주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등공예는 연령대와 성별이 상관없다. 대부분 20대~50대 여성분들이 지극히하나를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등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와 취미반, 자격증반과 전문가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하루 2~3시간이면 간단한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전문가반 클래스에서는 한층 고난도의 기술을 활용해 가구를 제작하는 방법을 배운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지극히하나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극히하나의 특징은 ‘공유’와 ‘따뜻함’이다. 라탄 공방을 열고 등공예를 배우기 시작한 3년 동안 쉬지 않고 배우고 수강생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본 2시간에서 길면 온종일 공방에서 작업하는 수강생들이 등공예를 하는 내내 행복할 수 있도록 작업 환경에도 신경 썼다. 따뜻한 볕이 들어오는 성내천변에 공방을 열면서 4계절 내내 바깥의 다른 풍경이 보인다. 이곳만의 감각적인 인테리어에서도 지극히하나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송파구 지극히하나 주요 포트폴리오

Q. 지극히하나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좋은 공방을 위해 끊임없이 배움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도 스승님에게 배우는 중이며 스승님이 수업하실 수 있는 그때까지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수강생들과 말 그대로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등공예에 대해 공유하고 연구하는 그런 관계를 추구한다. 그냥 오브제로만 끝나고 만들고 한두 번 쓰면 못쓰게 되는 그런 작품을 바라지 않는다. 등나무 본연의 성질을 잘 살려 바구니부터 가구까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싶다.

Q. 지극히하나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작품을 만들어 냈을 때 수강생들의 표정과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각자 처해있는 상황은 다르지만, 등공예에 대한 열정은 똑같다. 육아에 지쳐있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잠들면 밤늦게 책상에 앉아 등공예 작업을 시작한다. 회사생활에 힘든 직장인들은 주말 하루에 6~7시간을 공방에서 보내기도 한다. 퇴직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시던 어머님들도 내가 만든 작품에 큰 성취감을 느낀다.

등공예가 여자들만을 위한 공예는 아니지만, 여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타고 놀 안전한 라탄목마, 내가 사용할 라탄테이블, 쉴 수 있는 라탄의자 등등 만들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수강생들과 함께 성취감과 등공예를 하며 드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하다.

Q. 지극히하나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 스승님 연세가 70세를 바라보고 계신다. 등공예에 전문가로 계신지도 40년이고 이제 우리나라 등공예에 장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목표는 스승님과 같은 큰 스승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등공예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등공예를 배우기 전 창업에 대해 먼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께는 일단 등공예 매력에 빠지고 나서 결정하셔도 될 일이라고 말씀드린다. 어떤 일이든 내가 너무 좋아 푹 빠지지 않는 이상 오래가고 즐기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등공예는 10대부터 60대, 남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예다. 단순히 공예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생활에 아주 근접해 직접 만든 작품을 실제로 사용하며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그런 공예다. 모두 등공예 매력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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