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배우 연송하는 얼마 전 ‘역할들’이란 독립영화 연출을 하며 사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연기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함께 일했던 배우들과 직접 영화를 제작한 배우 출신의 감독 연송하. 그녀의 연기 이야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ART1.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으려 노력하는 배우 연송하

[연송하 감독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본인 소개부탁드립니다.

저는 연기를 본업으로 하는 배우 연송하입니다. 대학 졸업 후 극단 골목길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주로 매체에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영화 ‘감쪽같은 그녀’와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 출연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역할들’이란 영화를 첫 연출했습니다.

- 처음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배우라는 일을 하게 되면서 항상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보는 오디션마다 다 붙는 것도 아니었고 극을 끌어갈만한 역할을 많이 맡은 것도 아니라 내면의 에너지를 풀어놓기에는 항상 아쉬움이 컸습니다. 배우들은 거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살아가는데, 저도 지하철역 앞에서 아침마다 김밥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구청에 걸리게 되었고, ‘난 연기가 하고 싶을 뿐인데 왜 여기서 법이나 어기고 있는지’라는 회의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문득 캐스팅을 기다리기만 하는 거 보다 스스로 움직이고 만들어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Daum-스토리 펀딩에 제 이야기를 올리게 되면서 많은 분들의 후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화를 만들만큼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만들 수는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연송하 감독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영화 제작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제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저랑 오랜 시간 대학로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입니다. 다들 저와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목마름이 컸고 잘 놀 수 있는 판이 필요했습니다. 1년 동안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시나리오를 만들어 나갔는데요. 그리고 3개월 정도 촬영을 같이 했습니다. 비록 촬영 환경은 많이 힘들었지만 연기 할 때는 열정적으로 즐기는 배우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때 ‘이 영화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손가락질은 받지 않겠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연기하는 모습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 남다른 감수성을 가지게 된 비결이 있나요?

그런 건 딱히 없습니다.(웃음) 다만 세상을 대할 때 자세를 스스로 많이 생각 하는 편입니다. 지나가는 작은 것조차 허투루 보지 않고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대충 넘겨보지 않으며 공감하려는 편입니다. 산을 올라가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길가에 핀 꽂을 ‘그냥 꽃이 폈네’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저 같은 경우는 그 꽃들을 자세히 보려 한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생명이 담긴 모든 것이 소중하고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아마 그런 점에서 감수성이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연송하 감독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과거에 출연했던 작품들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영화 ‘라이브티비’라는 작품이 저에겐 큰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배우 생활 중 가장 큰 결심이 필요했던 만큼 역할이 셌고, 또 비중도 컸으며, 처음으로 영화제까지 갔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배우라는 일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가치관을 잡아준 영화이기도 하며, 연기를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던 저를 다시 연기 판으로 불러들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 대중에게 더 보여주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연기자로써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이 보여주지 못해서, 보여 드릴게 많아서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현재 진행형이니 언젠가는 마음껏 내 재주를 풀어놓을 자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리타분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배우로 시작을 했으니 배우로 막을 내리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연송하 감독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어떤 영화감독이자 배우로 남고 싶은가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감독이자 이야기를 잘 풀어놓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여전히 이웃들과 주변 사람들과 작은 것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열정이 넘치는 연송하 감독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한, 계속 영화를 찍을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다음시간에는 단편영화를 준비 중인 연송하 감독의 영화 이야기에 대해 더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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