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반죽을 누르고 손으로 매만지는 행위를 두고 ‘빚는다’라고 한다. 흔히 만두, 떡, 도자기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 표현에서 드러나듯 도자기는 오롯이 인간의 손으로 만드는 작품이다. 하나를 빚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조금만 온도가 맞지 않거나 힘 조절을 잘못해도 망가지기 쉽다. 그만큼 한 점 한 점에 시간과 노력이 깃들어있을 수밖에 없다. 느리지만 아름다운 ‘정성의 미학’이다.

도자기를 이루는 가장 원초적인 재료에서도 그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도자기는 흙과 물, 불이 만나 이뤄내는 예술품이다. 전적으로 자연의 힘을 빌려 만드는 작품인 셈이다. 시간을 거듭하며 재료나 기법이 달라지는 여느 예술 장르와 달리, 도자기 공예는 예술이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재료가 바뀌지 않았다. 까마득한 과거부터 사람 곁을 떠난 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예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포터림을 운영하는 임지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울 마포 포터림의 임지환 대표

Q. 다른 곳과 비교해 포터림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도자기 공방에서의 체험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순수하게 도자기를 배워보고 싶으신 분, 그릇이나 도자기에 욕심이 있으신데 직접 만들어보고 싶으신 분도 있다. 이 밖에 힐링이 하고 싶으신 분 등 각자의 여러 목표와 이유가 있다. 이러한 모든 이유의 위에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다른 목적과 인생을 소통을 통해 알아가고 만족감을 느끼게 해드리는 것이 포터림의 특징이다.

Q. 포터림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주요 연령층은 2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중반이다. 아무래도 취미로써 접근하다 보니 경제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도자기라는 작업은 성취감이 높고 심적 안정감을 크게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자존감이 낮아지신 분일수록 더욱 권유해드리고 싶다. 특히 50대 후반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아직 젊다는 것을 알려드릴 수 있다는 수단이 되었으면 한다.

주요 서비스로는 물레를 통한 도자기 정규수강이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모두 성향이 다르기에 물레수강뿐만 아니라 드로잉, 핸드 빌딩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각각의 수업을 통해 창조에 대한 성취감과 창의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물레체험은 흙과 물, 그리고 물레의 힘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흙과 물은 가장 자연적인 소재 중 하나로써 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커다란 요소다. 또한, 도자기는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활동이다. 그만큼 좌뇌와 우뇌 중 한쪽에 편향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어 심리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이용된다. 드로잉 수업은 그동안 그림을 해보고 싶지만, 자신이 없던 분들께 추천해 드린다. 수업을 들으면서 ’할 수 있다‘라는 진취적인 성향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핸드 빌딩은 어린 시절 흙장난처럼 흙을 만지며 결과물을 만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마포구 도화동 포터림의 내부전경 및 주요 포트폴리오

Q. 포터림을 운영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사람이 사람을 낳고, 돈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사람과 돈이 중요하며 그중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발전 가능성이 있고 힘들고 추락하는 시절도 있다. 이것을 이겨내고 성장하기 위해서 자신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와 자신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다.

일례로 목표가 없던 시절의 나는 그저 좋은 대학을 가라는 말의 이유를 몰랐기에 열심히 하지 못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고 싶어 미대 입시를 할 때는 목표가 있어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는 항상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둔다.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보여주고자 교육했다. 아이들은 목표의식과 하나하나의 작은 성취감으로 커다란 결과를 얻어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모두 확실한 목표가 있을 때 100%는 아니더라도 70% 정도는 해낼 수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우리 모두 너무 소중한 사람이지 않은가. 도자기를 통해 작지만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 자존감을 높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보다 기대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Q. 포터림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수강하러 오시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보람을 느낀다. 마치 어린아이의 즐거웠던 모습으로 돌아가신 듯한 느낌이다. 한번은 약물치료 하시는 수강생분도 있었는데, 약물치료보다 힐링에 너무 도움이 된다는 것 같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는 무엇입니까.

A. 아직 노하우라고 할 것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원래 목표가 3개월 안에 생활비라도 충당하자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앞당겨진 것은 맞다. 그 이유로는 블로그가 아닐까 생각한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홍보를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생각하고 쉬지 않고 업로드했다. 안 되면 전단지 홍보까지 적극적으로 생각하자고 마음먹기도 했다. 그만큼 ‘뭐라도 하자’는 마음이 노하우가 된 것 같다.

Q. 포터림의 전망과 목표가 있다면.

A. 목표는 최대다수의 행복과 인간 개개인의 가치관이 존중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K팝과 더불어 공예도 K아트가 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본업과 부업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도자기나 예술을 하고픈 분들이 취미 작가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도예 분야의 전망은 이전보다는 좋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도자기 분야로 쭉 이어가고 싶다 하니 3년에 걸쳐 ‘도자기는 안된다더라’, ‘힘들다더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화장품 분야에서도 일을 해보고 학원 강사도 해봤다. 그런데 계속 생각나는 것은 도자기였다. 10년 전, 20년 전부터 전도유망한 일이라 해도 망하는 경우는 존재하며 망한다는 것들도 막상 해보면 잘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결국, 무슨 일이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직업이든 취미든 ‘나는 도자기가 좋다’라는 분들은 자신의 길을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꿈 중에 수강생분들과 전시도 해보는 것이 있는데, 꼭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된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

A. 사람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던 공간에서 사람들이 한순간 멀어진 적이 있다. 모든 게 내 잘못이라 생각하여 단점을 고쳐보려 무던히도 노력해봤다. 단점을 고치려다가 장점도 같이 없어졌더라. 그래서 나 자신을 되찾고자 노력했다. 단점의 가장 치명적인 일부분만 고치고,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고자 하니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히 하며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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