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빵과 과자의 소비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10년간 1인당 밀가루 소비량이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쌀 소비량은 현저하게 줄었다. 이렇듯 과거 간식의 개념에 불과하던 디저트류는 어느새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끼니의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디저트류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기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SNS에 디저트 사진을 올리며 함께 즐기는 문화가 생기면서 맛과 영양은 물론, 미적인 요소까지 강조하는 추세다. 이처럼 점차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파티쉐는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에 관하여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오븐앤우드를 운영하는 서진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대문구 오븐앤우드 서진희 대표

Q. 오븐앤우드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육아로 우울하던 시절 우연히 만난 동생이 있었는데, 일본에서 제과 학교를 졸업하고 온 친구였다. 그 동생의 재능 나눔으로 베이킹을 접하게 되고 꾸준히 배운 덕분에 어느덧 홈베이킹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다. 주변에 선물하기 시작하면서 지인들이 나에게 베이킹을 배우고 싶어 했다. 그렇게 지인들을 통해 가르치는 연습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업자를 내면서 홈클래스를 열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고 있을 시기에 숙명여자대학교 르꼬르동블루 제과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다. 취미에서 이제는 전문성을 가진 파티쉐가 되고자 공방을 창업하게 되었다. 나눔에서 시작된 일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처럼 오븐앤우드도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커가길 소망한다. 서로 공간의 거리를 두고 사는 요즘 시대에 마음이라도 서로 나눌 수 있는 오븐앤우드가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오늘도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오븐앤우드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주요 연령층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다. 클래스는 주로 3시간 정도 진행되기 때문에 중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베이킹 원데이 클래스와 함께 디저트, 나무 도마 등도 판매한다. 베이킹클래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시연하고 실습하는 과정이다. 어떤 재료를 쓰고 어떻게 반죽하는지에 따라 맛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보고 따라 하기보다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 후에도 문의하는 수강생들을 성심성의껏 도와드린다.

디저트 판매는 같은 상품만 판매하지 않고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싶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구매할 수 있는 디저트를 주로 만들고 있다. 특별한 날이나 명절에 디저트를 주문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답례품 상품을 많이 만들고 있다. 현재는 마들렌 3종세트, 마카롱세트, 르뱅쿠키 3종세트로 구성하고 있다. 나무 도마는 캄포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크기에 따라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Q. 오븐앤우드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나눔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주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수익금 일부를 계속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 나의 성장과 이윤을 위해서만 일하지 않고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오븐앤우드가 되고 싶다.

또한, 정직함과 꾸준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디저트를 만들 때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이왕이면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좋은 퀄리티의 맛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클래스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알려드리고 있다. 그래서 많은 수를 받기보다는 1~2명 정도의 소수 인원으로 진행하고 있다.

▲ 서대문 오븐앤우드의 주요 포트폴리오 사진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한 번은 건설회사 직원분들이 현장에 계신 직원분들께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고 클래스를 신청해주셨다. 당연히 여자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자분들이 세 분 오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다들 아빠들이셔서 공통관심사인 육아 이야기를 하며 어색하지 않게 수업을 진행했다. 중학교 선생님께서 학생들과 마카롱 수업을 듣고 싶다고 찾아와 주신 적도 있다. 덕분에 나 또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즐겁게 수업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인연으로 지금은 다른 반 선생님께서 그 반 학생들과 찾아와 주시기로 해 벌써 기대가 된다.

한 번은 미국으로 가족과 주재원으로 떠나시는 분이 출국 전에 급하게 오셔서 수업을 들으셨다. 미국에 가면 모임에 주로 음식을 가지고 만나는데 그때 베이킹을 해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꼭 배우고 싶다고 하셨다. 워낙 열정이 있으셨던 분이기도 하시고 꾸준히 연습하셔서 지금은 수준급 실력을 갖추시게 되었다. 가끔 SNS를 통해 한국에 가면 꼭 다시 배우러 오고 싶다고 얘기해 주셔서 늘 감사하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클래스와 매장판매를 통해 디저트에 관심 있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원데이 클래스는 디저트를 배우는 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의 과정이 이뤄낸 완성품을 보면서 힐링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즐기면서 꾸준하게 해왔던 것이 조금씩 쌓여서 지금이 된 것 같다. 얼마나 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매일 매일 꾸준히 해보시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당신의 미래를 바꾼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그리고 재능이든 물질이든 나누면 배가 되는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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