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어릴수록 부모들은 더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한다. 아이가 완전히 성장하기 이전에는 감기와 같은 사소한 자극조차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체 발달이 덜 이루어진 유아기와 아동기 자녀는 더욱 그렇다. 부모들이 아동용품을 구매할 때 가성비보다 유독 친환경, 유기농 등 소재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수작업으로 아동용품을 만드는 공방에 관심이 쏠린다. 아이에게 직접 용품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그럴만한 재주가 없거나 시간이 부족한 부모들의 마음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재부터 제작까지 개인이 직접 신경을 기울여 만든다는 점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보다 한결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하여 수원시 팔달구 영동에서 하이라이크를 운영하는 김란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수원 영동 하이라이크의 김란영 대표

Q. 하이라이크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전직은 웹디자이너였다. 출산 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것저것 만들어 주는 것이 좋더라. 그렇게 아이가 성장하는 날들 속에서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을 하나둘 만들어 주었다. 이 작업에 대해 비슷한 또래 엄마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하게 되었다.

Q. 하이라이크의 주요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비슷한 연령대의 30대의 워킹맘이나, 주부 분들이 보통 수작업 제품에 공감하신다. 특히나 여자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의 관점에서 제품을 만들다 보니 딸 키우는 어머님들이 많이 좋아하신다. 주문 후 제작 시스템으로, 아이를 돋보이게 꾸며주는 장식류를 많이 제작하고 있다. 크게는 아이들이 차 안에서 사용하는 안전띠 쿠션과 의류 등 직접 제작한 패브릭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Q. 다른 곳과 비교해 하이라이크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타제품들을 보고 따라 하기보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제품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또 더워지면, 차 안에서, 나들이 가서 등등 일상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필수품은 아닐지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을 직접 만들고 사용해본다.

아이들과 하나하나 사용해보고 난 후에 제품으로 출시하기 때문에 기성품과 비교해 흔치 않은 제품이 많다. 또 출시 전에 미리 사용하는 동안 고객 관점에서 불편한 점을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어 불만이 적은 편이다. 모든 제품은 아이들이 쓰는 것이다 보니 안전하고 좋은 원단만 선정해서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 수원시 팔달구 하이라이크의 내외부전경

Q. 하이라이크를 운영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공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우리 아이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것, 만들어줘 보고 싶었던 것을 만든다. 사업적으로 지식이나 경험은 부족하지만, 매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경험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일과 육아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업이 점점 잘될수록 일 욕심도 생기지만, 나는 하이라이크 대표이자 엄마이다. 그만큼 무엇보다 ‘엄마’라는 직업이 1순위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 일해온 지 7년 차다. 남들보다 발전 속도는 더딜 수 있지만, 그래도 그만큼 일과 육아 모두 놓치지 않고 탄탄하게 발전하려 한다.

Q. 하이라이크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작년 겨울 기존에 사용하던 유기농 원단이 좋아서, 무심코 아이들 면 마스크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 시기 갑자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본의 아니게 마스크 주문량이 엄청났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 지역에 있는 어린이집, 수원시 아동 마스크 등을 보급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기존에 패브릭 제품을 계속 만들고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금액적으로 많이 벌었다기보단, 규모를 더욱 확대해서 타 공장들과도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국내 원단이나 부자재에 대한 유통과정에 대해서도 배운 것이 많고 거래처가 많이 확장되어 사업 운영이 수월해진 것 같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하이라이크는 봉제 공장 같은 시스템으로 갈수도 없고, 대량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겉보기엔 공방 느낌인데, 사실상 웬만한 큰 기업의 쇼핑몰만큼 많은 일을 소수의 인원이 처리하는 상황이다. 일단 친정엄마와 사업 초창기부터 같이 모든 것을 같이 운영해 온 직원이 있는데, 세 사람이 진행해도 8명이 일하는 만큼의 효율이 나오고 있다. 손발이 너무 잘 맞고 서로 말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 같이 일하다 보니 그 시간이 노하우인 것 같다.

Q. 하이라이크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보통 큰 기업들은 브랜딩을 잘 한다. 하이라이크는 제품의 질과 종류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사업이다 보니 브랜딩이 쉽지 않다. 이것들이 브랜딩이 되고 대량제작이 된다면, 큰 매장을 하나 차려도 진열하기에 부족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하이라이크 자체가 브랜드가 되게끔 열심히 해 나가고 싶다. 고객들이 직접 오셔서 구경하고 구매하실 수 있도록 샵도 운영해보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아이를 낳고 나면 경력단절이 속상하기도 하고, 무언가 하고 싶은 욕망에 잠시 슬럼프나 우울감에 빠지는 엄마들이 있을 것 같다. 나는 우울감에서 빠져나오고자 ‘일단 시작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기 머리띠를 만들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프리마켓 장사부터 나가보았다. 그 시작이 없었으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육아를 하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이 나날들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몸도 힘들고 고단한 날도 너무나 많지만, 그 모든 것을 보상받을 만큼 지금이 행복하다. 아이들이 어릴 땐 그저 잘 컸지만, 지금은 열심히 일도 하고, 자신들도 돌봐주는 엄마라는 걸 너무 좋아한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오늘보다 내일은 더 희망이 있으실 것이다. 육아맘과 워킹맘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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