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인터뷰] 부산 모하가죽공방 서승주 대표, “디지털로 물든 현대사회 속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공간”
[JOB인터뷰] 부산 모하가죽공방 서승주 대표, “디지털로 물든 현대사회 속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공간”
  • 보도본부 | 김아련 기자
  • 승인 2020.11.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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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예는 다른 여느 공예보다도 그 역사가 길다. 인간이 동물을 사냥하고 그 가죽으로 옷이나 생활용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부터가 가죽공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가죽공예는 동물 가죽을 말려서 안쪽을 수십 차례 칼로 긁어 부드럽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한 최근에는 공업적으로 화학약품과 열처리로 그 과정을 대신한다.

실용적인 목적이 우선이던 가죽공예는 이제 취미의 영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가죽공예로 오토바이 관련 제품을 만들면서 더 많이 알려졌다. 가죽공예는 비교적 어려운 공예에 속하지만, 어려운 만큼 매력적이다. 가죽을 자르고, 붙이고, 꿰매기 위해 일상의 고민을 잊고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손끝에서 실용적인 작품이 탄생한다.

이에 관하여 부산 동래구 명장동에서 모하가죽공방을 운영하는 서승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 명장동 모하가죽공방의 서승주 대표]

Q. 모하가죽공방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즐겨 만들었고, 만드는 것 자체를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도 조소를 전공하게 되었고 뭐든 손으로 만드는 건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나름의 인생 계획 중 하나가 나만의 공방을 갖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면서도 결혼해 애들을 키우면서도 어떤 공방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가죽공예를 알게 되었다. 원래부터 가죽아이템을 좋아했기에 이것이 나의 길이란 확신이 생겼다.

Q. 모하가죽공방의 주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주요 연령층이 따로 없다. 학생들은 체험 활동으로 찾고 2~40대는 자기가 사용할 작품을 만들거나 선물용으로 작품을 제작해간다. 5~60대는 주문제작을 하시거나 퇴직 후 노후계획을 위해, 혹은 취미 활동으로 많이들 오신다. 모하가죽공방에서는 지갑, 가방, 벨트, 키케이스 등 가죽 소품류를 많이 다룬다. 최근 고객들은 휴대기기 관련 제품도 많이 찾는 편이며, 가끔은 성경책 커버, 북 커버, 칼집 등도 주문한다.

서비스 자체는 크게 주문제작과 클래스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주문제작 시엔 고객이 원하는 포인트를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노력한다. 일례로 고객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이나 크기 변경 등을 하게 되면 처음 도안작업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수제품의 장점이기에 조금 힘들고 번거롭더라도 맞춰드린다.

클래스에도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고 있다. 공방에서 미리 다 재단해놓고 바느질만 해보는 체험이 아니다. 가죽을 자르는 것부터 한 과정 한 과정을 다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해드린다.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다른 유사 업종과 비교해 모하가죽공방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가죽 제품들은 대부분 튼튼하고 예쁘지만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 때가 많다. 나 역시 가죽가방을 좋아해서 늘 들고 다녔지만, 조금만 가벼웠으면 하고 생각했던 적도 많았다. 가죽공예를 시작하며 예쁘고 튼튼하지만 가벼운 가죽가방을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다.

[▲ 부산 동래 모하가죽공방의 주요포트폴리오 사진]

Q. 모하가죽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하나를 만들고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예라면 모름지기 장인정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직원을 채용하게 되더라도 꼼꼼하고 성실성을 우선할 것이다. 한 가지를 계속하다 보면 기술은 늘 수 있지만, 마음가짐은 고칠 수 없기에 그렇다.

Q. 모하가죽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A. 한 고객이 마음에 드는 가방이 있는데 명품라인이라 가격이 너무 비싸고 크기나 디자인, 소재가 조금 아쉽다며 찾아온 적이 있다. 가죽공예를 많이 해보지 못하신 분이라 만드는 과정도 어려웠고 디자인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하며 제작했다. 만들어 나가는 한 부분 한 부분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행복해하고 재미있어하셨다. 완성된 모습에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감동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분 뿐만 아니라 본인의 지갑을 만들어 간 분은 지갑을 볼 때마다 자기가 만든 것이란 생각에 뿌듯하다고 후기를 남겨주셨다. 또한, 선물로 만들어 가셔서 받으신 분이 너무 좋아하셨다는 후기를 들을 때마다 그렇게 신나고 행복할 수가 없다. 클래스에 참여하신 분들이 한결같이 꼼꼼하게 잘 가르쳐주어서 감사하다고 하실 땐 ‘내가 잘해나가고 있구나’라고 느낀다.

한번은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에 지역을 소개하는 게시판에서 모하가죽공방을 다녀가신 분이 글을 남겨주셨다. 또 다른 분이 댓글로 자기도 여기서 제작해봤는데 정말 잘해주셨다고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다.

Q. 지금까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거나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다면?

A. 질문을 듣고 의외로 남편이 바로 생각났다. 평소 나이차이도 거의 나지 않고 편하게 지내왔기에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호기심이 생기거나 하고싶은 일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에게 언제나 "그래! 해봐!" 라는 답을 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 특히 공방에 대해 얘기했을 때에도 흔쾌히 도전해보라고 지원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런 남편이 있었기에 지금의 공방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본인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신 선생님 덕에 공방을 잘 운영해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위 두 분에게는 정말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 공방을 하고자 결심하고서 가죽공예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잘 배워야 그만큼 잘 만들고 잘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곳을 알아보고 배울 곳을 정했고 열심히 배우면서 많이 만들어보고자 애썼다. 새로운 것도 물론 좋지만, 기본적인 작업이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을 계속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마음에 드는 괜찮은 곳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많이 찾아보았고 실내 디자인도 거의 직접 진행했다.

그 덕분에 공사비용을 줄이고 집기나 가죽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셀프 인테리어는 뜻밖의 홍보 효과도 가져왔다. 이곳을 찾는 많은 분이 공방 앞을 지나던 중 셀프 인테리어를 보고 흥미를 느껴 들어오시곤 한다.

Q. 모하가죽공방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첫째로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나의 인생계획대로 오랫동안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예전부터 노후에 내 건물에서 나만의 공방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였다. 일단 공방은 오픈했으니 이제 열심히 일해서 내 건물만 생기면 된다. 그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달려볼 생각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가죽으로 하는 작업도 좋아하는데 그 두 가지를 함께 계속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요즘 사람들은 너무 디지털에 물들어 있다. 이런 분들께는 오히려 수작업으로 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작업이 정서에 안정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이 시국에 가죽공예를 한번 해보시길 추천한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잡생각도 사라지고 재미를 느끼며 완성했을 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소품까지 생기게 되니 일거양득이다.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수작업이 대세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이런 부분에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뒤처지지 않도록 한 번쯤 가죽공예에 발 담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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