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을 위해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SNS 등에 자신의 프로필을 올릴 때. 출신학교, 근무이력, 하다못해 특기까지도 쉽게 적어나가는 한국인들이 가장 적기 어렵다는 것이 취미이다. 현대인의 다수는 학업, 근로, 육아 등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고 그 외의 여가를 그저 쉬거나 TV를 보며 무의미하게 보내는 이들이 많다. 좀 더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취미를 가져보겠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 굳어버린 무기력한 생활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건강한 취미는 어떤 것일까. 취미의 목적은 여가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일상에 활력을 얻기 위함이다.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재미에 더불어 성취감까지 얻을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취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꽃과 식물을 가꾸고 손질해 가까이하는 취미를 갖는다면 여가의 즐거움과 위안을 일상까지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관하여 광안리 플라워샵 플로르델디아, 김수정 대표를 만나 플라워랩의 꽃과 플라워클래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플로르델디아 김수정대표와 다양한 포트폴리오

Q. 플로르 델 디아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꽃을 보면서 힐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어야 육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듯이, 우리 마음에도 밥과 같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끔 한 번이 아니라 수시로 그런 에너지를 공급해줘야 우리 마음이 숨을 쉬고 살 수 있다.

스페인여행을 갔을 때 레스토랑에 ‘마누 델 디아’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마누 델 디아’는 ‘오늘의 메뉴’라는 뜻이다. 지금의 이름 ‘플로르 델 디아’는 스페인으로 ‘오늘의 꽃’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몸을 위해 밥을 먹듯 마음을 위해 꽃을 보고 만지며 살아가길 바란다. 자연이 주는 힘과 위로를 다른 분들도 누리며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플로르 델 디아’를 오픈하였다.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 꽃을 취미로 몇 년간 하다가 자격증을 따고 나중에 제2의 직업을 가진다면 꽃일을 하고 싶었다. 요즘은 일생에 2~3개의 직업을 가지게 된다고 하는데 은퇴한 선생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있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학교에서 가르치고 학생들과 생활하는 것도 즐겁고 보람된 일이었는데, 꽃이 너무 좋아 꽃만 보면 가슴이 뛰더라. 가족들과 주변 분들도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그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하면서 응원해주었다. 그 덕분에 용기를 내어 플로리스트로 전업하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Q. 플로르 델 디아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방문해주지만, 그중에서도 20~30대분들이 주축을 이룬다. 플라워랩이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인터넷검색이나 SNS를 보고 많이 찾아와 주어 감사하다. 이 골목에 플라워랩이 하나의 풍경처럼 녹아들어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번잡하지 않은 이곳에서 창업을 하게 되었다. 조용한 주택가여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니 그것 또한 장점이다.

플라워랩에서 하는 클래스는 직장여성들이 많이 오신다. 꽃을 좋아하셔서 취미로 배우시는 분들도 있고 전문적으로 배우시는 분들도 있다. 꽃꽂이와 가드닝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축하 꽃 선물이나 식물을 판매한다.

외부 출강을 할 때도 있는데 그때는 어린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꽃꽂이 수업을 한다. 어린아이들은 꽃과 식물을 직접 체험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정서를 키울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꽃을 만지면서 예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놀랄 때가 많다. 어르신들은 꽃을 좋아하셔서 수업 호응도가 높아 즐겁게 수업한다. 꽃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즐거움, 성취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 외부 출강에 보람을 느낀다.

Q. 진행하는 플라워클래스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A. 꽃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꽃을 만지다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그래서 클래스 시간에는 늘 웃음이 넘친다. 재미있는 점은, 꽃은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화형이나 색의 조화, 배치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꽃꽂이는 획일화되지 않은 창조적 작업이다. 도시에 사는 직장인들이 일상에서 획일화된 작업 속에서 지내고 있다면, 꽃을 만지며 직장생활에서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보통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폭이 넓지 못하므로 삶이 무료하고 재미없다고 느끼게 되는데, 꽃꽂이를 통해 평소에 느끼기 힘든 긍정적 감정을 경험할 수 있기에 꽃꽂이가 힐링이 된다. 또한, 꽃을 직접 만들다 보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 메이커(maker)로서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메이커로서의 경험은 삶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플로르델디아 로고와 포트폴리오

Q. 플로르 델 디아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꽃 판매에 있어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색감, 플로르 델 디아만의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식물 화분은 빈티지한 디자인이나 자연소재를 사용한 플로르 델 디아만의 디자인을 만든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이라 다들 신기해한다.

플라워랩에서는 꽃을 소재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수강생이 구현하고자 하는 무드 연출을 위해 클래스시간에 의견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흔한 소재도 용도를 다르게 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때가 있다. 자연에서 가져오는 소재도 있고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소재도 실험적으로 사용하면서 수강생 본인만의 디자인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특히 플라워클래스는 1:1을 지향한다. 많아도 동시에 3명 이상의 수강생은 받지 않는다. 이는 수업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긴밀하게 이루어지기 위함이다. 기초반, 중급반, 고급반은 각 8회 과정으로 기본적인 꽃을 다루는 방법부터 디자인 과정까지 세밀하게 진행되며 이론수업과 실기 수업을 병행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디자인과 오브제 데코를 통한 수강생 본인만의 감각으로 꽃을 다루도록 돕는다. 기초부터 제대로 배워서 창업 준비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취미반은 꽃을 다루는 스킬과 노하우를 통해 꽃을 집에서도 혼자 다룰 수 있도록 꼼꼼하게 봐준다. 플라워바스켓, 화병꽂이, 꽃다발, 센터피스, 리스, 가드닝, 테라리움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취미반의 모든 수업은 원데이클래스가 가능하다.

Q. 플로르 델 디아를 운영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기초반 수강생이 기초반을 마치고 중급반 수업을 하기까지 2주 정도의 휴식기가 있었는데 그 기간에 혼자 집에서 꽃을 사다가 배운 대로 플라워어렌지 한 사진을 보내준 때가 기억난다. 꽃을 좋아하면 꽃을 안 보고는 못 사는 게 꼭 내 모습 같기도 하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마음이 있어서인지 기억에 남는다.

한 번은 꽃을 사러 오신 한 남성 고객분께서 평생 처음으로 아내에게 꽃 선물을 주는 거라며, 집을 이사해서 협탁이 새로 들어왔는데 그 위에 놓을 꽃을 아내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협탁의 색깔과 집안 분위기를 얘기하면서 어울릴 꽃으로 만들어주었는데 이쁘다고 좋아해주었다. 아내를 위하는 마음이 전달되어 가슴이 뭉클했다. 꽃을 선물하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에너지가 되어 내 마음에 들어차는 순간들이 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런 마음이 느껴지면 나도 같이 뭉클하고 감동이 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플라워랩이라는 말처럼 꽃을 이용한 다양한 오브제를 디자인하고 배우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분들이 플라워클래스를 하면서 배우고 만드는 것이 즐겁다는 얘기를 많이 해 주신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최근 장기화되는 경제침체로 인해 사업장 운영에 힘든 분들이 많은데,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자신이 세운 장기적인 목표를 바라보며 지내기를 바란다. 꽃과 식물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 이름 없는 작은 들꽃이라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고 꽃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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