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고은 수습] 예로부터 보신용으로 또는 약용으로 쓰인 검은 닭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재래 닭인 오계다. 오계는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뼈가 검은 닭을 모두 오골계라고 부른다. 사실 토착종인 오계와 수입종인 오골계는 차이가 있다. 

헷갈리지 말자! ‘오골계’, ‘오계’는 다르다! 

오계는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되어 연산오계로 품종이 등록되어 있다. 오계는 온몸이 까만 닭이며 멜라닌이 많은 오계의 깃털은 청자색이 감도는 흑색, 볏은 검붉은 색의 왕관 모양이다. 눈은 눈자위와 눈동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전체가 까맣고 피부와 발톱, 뼈, 심지어 내장까지 모두 검은색을 띠고 있다.

오계의 볏은 왕관형이며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암컷의 볏은 수컷보다 훨씬 작으나 모양은 수컷과 같고 깃털은 청자색이 감도는 흑색이며, 가끔 흰색이나 얼룩무늬 깃털을 입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골계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에 유입된 혼합 종으로 살, 가죽, 뼈 등이 모두 어두운 자색을 띠고 털이 검은색이 아닌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붉은 갈색을 띠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오계를 길렀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고려시대 문인이자 학자인 제정 이달충 선생의 문집 ‘제정집’에 오계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 

지금까지는 오계의 원산지가 동남아시아이며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래됐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사육 중인 오골계들이 우리나라의 오계와 확연히 다른 점으로 보아 오래전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토착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계와 관련된 문헌이 또 있다. 조선조 19대 숙종임금이 중병을 앓던 중 연산오계를 드시고 건강을 회복한 후부터 충청지방의 특산품으로 해마다 임금님께 진상되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동의보감>에도 오계의 효능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고 심통과 복통에 쓰며 풍습으로 경련이 일고 마비된 것을 치료한다고 쓰여 있다. 또 허하고 여윈 것을 보하고, 골절과 심한 종기를 치료한다며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오골계와는 확연히 다른 우리나라의 검은 닭 오계. 이제는 오계와 오골계를 구분해야한다. 

아! 또 오계는 4개의 발가락에 정강이 뒤쪽 뾰족하게 나온 며느리발톱이 있지만, 오골계는 발가락이 5개이기에 발가락만 봐도 구분할 수 있다. 

국내 가금류 가운데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계’. 하지만 질병이나 토양오염 등으로 인해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산인 이 오계를 후세도 볼 수 있도록 지켜내는 일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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