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가을의 마지막 절기로 불리는 상강이 지났다.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제법 선선한 가을이 느껴지고 있다. 가을은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제철음식이 많이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양만점 가을 제철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하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충남 태안 등 서해안에는 제철을 맞은 왕새우를 맛보려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철에는 대하를 먹어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말 그대로 몸집이 큰 새우를 뜻하는 대하는 주로 남해와 서해에 서식한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 큰 대하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것이 없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해 가을철 최고의 별미로 손꼽힌다. 은박지를 깐 석쇠에 소금을 깔고 대하를 올려 구워먹는 소금구이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과 쫀득한 육질이 일품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매년 열리던 대하 축제들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하로 유명한 충남 홍성과 태안 등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새우 껍질에도 키토산과 DNA가 많아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다음 살이 오른 꽃게도 가을철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올해는 꽃게가 그물마다 주렁주렁 매달려서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잡히고 있다. 8월부터 12월은 꽃게의 산란기로 가을에는 연간 꽃게 어획량의 절반 이상을 수확한다.

가을 꽃게는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찜은 물론 게장으로 먹어도 좋은 꽃게는 밥도둑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다. 꽃게에는 비타민B2와 비타민C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으며 갑각류의 껍질에 들어있는 키토산도 풍부하다.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힌다고 알려진 충남도에서는 지난해 대표 수산물로 꽃게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냄새가 조금 고약하기도 하지만 껍데기를 벗기면 나오는 ‘은행’도 영양가가 풍부한 가을 열매이다. 은행에는 혈액이 굳고 뭉치는 것을 막아주는 장코플라톤 성분이 들어있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또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몸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고 항암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요즘 같은 환절기에 잦은 감기 예방에도 좋다.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하나로 알려진 청라 은행마을은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1천여 그루가 식재된 곳으로,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 은행나무 단풍으로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이렇게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는 무더위를 견디느라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고 입맛도 되찾아줄 제철음식이 다양하다. 맛은 물론 영양도 듬뿍 들어있으니 가을 제철음식으로 기운을 복 돋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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