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동물들은 생태계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인간들의 과학 실험에도 이용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실험을 수행한 기관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은 약 371여만 마리로 집계됐다. 수많은 실험에 일조하고 있는 동물들. 그중 인류의 과학사에 큰 공을 세운 동물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보자.

첫 번째,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복제에 성공한 복제양 ‘돌리’

돌리는 지난 1996년 7월5일 오후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에서 탄생한 도셋종 새끼 양으로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이다. 과거 과학계에서는 동물을 복제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복제 성공률이 낮았고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동물을 똑같이 복제할 수 없었다. 돌리 탄생의 주역인 이언 월머트 박사와 키스 캠벨 박사 연구진은 오랜 연구 끝에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복제에 성공했다.

다 자란 6년생 암양 젖샘에서 세포를 떼 핵이식 방법으로 똑같은 유전형질을 가진 새끼를 태어나게 한 것이다. 암양의 난자에서 유전물질이 들어 있는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와 융합해 수정란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후 돌리는 1998년 새끼 암양 보니를 포함해 모두 여섯 마리를 출산했다. 한편 복제양 돌리는 노화 현상으로 인해 지난 2003년 조기 안락사 당해 최후를 맞이했다.

두 번째, 세계대전 때 통신병으로 활약하며 군인들을 구한 ‘비둘기’

[픽사베이 제공]

요즘 공원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비둘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근대 이전까지 비둘기는 중동 지역에서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이용됐다. 각 지역에 비둘기 통신소를 세웠고, 비둘기의 발에 메시지를 묶어 메시지를 멀리 보냈다. 마치 우리나라에 있었던 봉화처럼, 비둘기 통신 체계는 전국으로 이어졌다.

한편 비둘기는 어느 곳에 풀어놓든지 정확하게 집을 찾아가는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비둘기의 본능을 이용해 전쟁 상황에서 활용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때 비둘기 ‘셰르 아미’와 ‘지아이조’는 중요한 군사 정보를 전달해 군인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전쟁과 평화 메달’ 시상식에서 비둘기들도 훈장을 수상했다.

세 번째, 인류의 우주 실험에 활용된 ‘실험견’

[위키피디아 제공]

1957년 소련에서는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 올렸다. 그런데 여기에 모스크바 거리를 떠돌던 유기견 암컷 ‘라이카’가 타고 있었다. 라이카는 초기 우주개발에서 실험동물로 이용되었다. 라이카는 시베리안허스키 종으로 스푸트니크 2호에 꽁꽁 묶인 채로 우주로 갔다. 하지만 인공위성의 가속도와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로켓이 발사된 지 몇 시간 만에 죽게 됐다.

이후 1960년 ‘벨카’와 ‘스트렐카’라는 이름을 가진 개들이 스푸트니크 5호에 실려 발사됐다. 이들은 지구 상공 궤도를 17바퀴 돈 뒤 발사 하루 만에 모두 살아서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이 비행으로 우주에 생명체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증명됐으며, 우주왕복선과 국제우주정거장이 만들어져 우주 동물 실험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렇게 동물들은 역사적인 실험에 가장 먼저 이용되며 인류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 중요한 경제적 자원과 연구에 활용되는 동물들은 현재 코로나 치료제의 실험 대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한편 동물권 단체에서는 동물실험을 중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체시험법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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