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련 기자/ 디자인 최지민]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무리지어 다니는 ‘까마귀 떼’

까마귀는 도시와 농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로 비번식기에는 가족 단위로 큰 무리를 이루어 다닙니다. 까마귀 떼가 출몰한 지역에는 울음소리가 크고 배설물이 많이 생겨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렇게 무리지어 다니는 까마귀 떼와 관련된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자(四字)야! 놀자’ ‘오합지중(烏合之衆)’ 입니다.
→  까마귀 오(烏), 합할 합(合), 의 지(之), 무리 중(衆)

‘오합지중(烏合之衆)’이란 “무리 지어 있는 까마귀”라는 의미로 무질서한 군중이나 훈련 받지 못한 병사들을 뜻하는 말입니다.

‘오합지중(烏合之衆)’이야기

한나라 말기에 황실 외척으로서 실권을 잡고 있던 대사마 ‘왕망’은 평제를 시해하고 어린 영(嬰)을 새 황제로 옹립해 국권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욕심이 생긴 왕망은 삼 년 후 어린 황제마저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랐습니다.

왕망의 정치가 형편없었고 백성들의 삶이 매우 힘들어지자 황실 종친인 유수가 군병을 일으켜 토멸하고 새 황제인 ‘유현’을 옹립했습니다. 혼란은 수습되는 듯했지만 다시 ‘왕랑’이란 자가 반란을 일으켰고 나라에는 큰 격변이 찾아왔습니다.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 장수 경엄이 관군의 집결지로 투입되었는데 가는 도중에 하급 장수 손창과 위포가 행군을 멈추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들은 반란을 일으킨 왕랑이 황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경엄은 그 말에 칼을 빼들고 소리쳤습니다.

경엄은 “왕랑이 황제의 아들을 사칭해 난을 일으키고 있지만, 놈은 한낱 도적일 뿐이다. 내가 이제 장안의 관군과 힘을 합쳐 공격하면 그따위 ‘오합지중’은 마른 나뭇가지보다 힘없이 꺾이고 말 것이다.”라며 격분했죠.

손창과 위포는 경엄의 위세에 입을 다물었고, 경엄은 토벌전에서 공을 세워 건위대장군이란 칭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쓰인 오합지중이란 말이 최근에는 오합지졸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합지중(烏合之衆)’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오합지중이란 무질서한 군중으로 까마귀 떼처럼 규율도 없고 통제 되지 않는 무리를 뜻합니다. 최근에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수 대통합을 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으며 ‘오합지중당’이라 불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합지중은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상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요. ‘오합지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된 규율과 체계적인 질서를 세우고 모범적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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