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매년 10월이면 노벨상 부문별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 노벨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5일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노벨상 부문별 수상자를 12일까지 잇따라 발표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느 때보다 과학 분야 수상자에 관심이 집중됐고 후보에 한국인도 거론돼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노벨상 후보에 물망 올랐던 한국인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 한국 화학의 초석을 다진 국내 1호 화학박사 이태규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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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화학박사이자 대한화학회 전신인 조선화학회 초대 회장인 이태규 과학자는 해방 후 미국 유타대로 건너가 아이링 교수와 이론 화학을 연구했다. 이후 1955년 두 사람 성을 딴 ‘리-아이링 이론’을 발표하면서 점성(粘性) 물체의 흐름 성질을 연구하는 분자점성학의 기초를 다졌다.

그는 이 이론으로 세계적인 과학자 반열에 올랐고, 1965년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 추천위원이 됐다. 한국 화학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태규 박사는 1969년 처음 노벨상 후보에 오르며 위상을 세웠다. 1992년 대전 KAIST 연구실에서 퇴근한 후 별세한 이태규 박사는 화학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상태다.

두 번째,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른 고은 시인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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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은 독재정권에 저항한 진보 작가라는 점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아와 오랫동안 후보자로 매년 거론되어 왔다. 올해도 후보자 중 공동 6위에 올랐다. 민주화 운동 투사로 살았던 그의 삶과 열정과 에너지가 묻어난 특유의 시 낭송으로 인해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미투 문제에서 불거진 성추문 논란으로 인해 실제 수상 가능성은 떨어졌다. 노벨 문학상을 운영하는 한림원은 2018년 미투 문제 때문에 수상자 발표를 취소한 바 있어 성추문 논란을 겪은 고은은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실제로 수상까지는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 번째, 승온법 개발해 공로를 인정받은 현택환 연구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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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에 서울대 석좌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인 현택환 단장이 화학상 예상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을 개발해 나노입자의 응용성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후보에 거론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미국의 제니퍼 A.다우드나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면서 현 교수는 수상자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는 수상자 발표 이후 서울대 행정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노벨상 급에 들어갔다는 하나의 좋은 지표가 되는 걸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그만큼 수준 높이 올라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현 교수는 이 처럼 수상 후보자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렇게 한국인들 중에서도 그동안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로 꼽힌다. 올해 비록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는 못했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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