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과거를 찾고 그리워한다. 쎄시봉 그룹을 그리고 워하고 슈가맨에 옛 가수를 기다리며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추억을 찾는다. 그리고 그 당시의 문화와 향수를 다시 재가공한다. 하지만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PC통신. 90년대 그 당시 PC통신을 통해 나눈 감성과 문화가 담긴 시간들. 영화 <접속>을 통해 추억에 젖어보자. 

<영화정보>       
접속(The Contact, 1997)
멜로/로맨스, 드라마 // 1997.09.13 // 한국
감독 – 장윤현
배우 – 한석규, 전도연

<언젠가 만날 것 같은 사랑!>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남자 동현(한석규). 동현 옆에서 방송작가로 근무하는 은희(추상미)가 보내는 맹목적 집착으로 자신의 선배 태호와 원치않는 삼각관계에 얽혀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옛 사랑인 영혜로부터 전달된 음반으로 인해 그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친구 희진의 애인을 짝사랑하는 CATV 홈쇼핑가이드인 수현(전도연)은 짝사랑의 외로움이 깊어지면 심야 드라이브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라이브 중에 자동차 사고를 목격함과 동시에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매료되어 통신을 통해 그 음악을 신청한다. 

동현은 옛사랑, 영혜로 부터 음반을 받은 후 그 음악을 방송으로 내보냈고, 수현은 사고를 목격하면서 그 음악을 들은 것. 

수현이 음악을 신청하자, 동현은 그녀(영혜)일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PC통신을 통해 접속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실망한다. 수현은 동현이 영혜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차마 그 사람을 모른다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알고 있다고 말 했고, 결국 동현이 영혜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자 수현은 거짓말이었다고 사실대로 말 한다. (그 일을 겪고 동현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수현이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이고 반응 없는 사랑에 대한 열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통신 속 만남이 빈번해지면서 그들은 어느덧 서로 에게 빠져든다. 수현은 어느덧 짝사랑을 정리하고, 동현도 원치 않는 삼각관계를 이유로 방송국을 그만둔다. 일체의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만남을 벗어나, 함께 얼굴을 맞대고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다. 수현은 약속장소인 영화관에서 동현을 기다리지만 결국 동현은 나오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   
- 90년대의 문화와 사랑 이야기 

PC통신을 하던 시절, 우리는 모르는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를 하는 일이 설레면서도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만난 사람들 누군가는 사랑을 하기도, 아픔을 맞기도 했다. 지금은 쉽게 알 수 없는 90년대의 그 감성. 당시의 문화와 사랑, 감각을 잘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에 30~40대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풋풋했던 전도연과 한석규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영화, 영화의 곳곳에서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 언젠가 만나게 될 사람은 꼭 만난다 
“언젠가 만나게 될 사람은 꼭 만난다고 들었어요” 영화 속에 나오는 아주 유명한 대사다. 인연이라면 좋고 싫음을 떠나 언젠가 어디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인연은 억지로 만들 필요도, 또 끊어낼 이유도 없는 것. 인연과 필연이라는 진부할 것 같은 그 시대 이야기지만, 어쩌면 인생에 대한 진짜 만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90년대 레트로 감성이 유행이다. 과거에 보았던 옷이나 굿즈들은 물론 그때의 스타일까지 재 유행 한다. 하지만 이 감성은 쉽게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 PC통신을 통해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던 그 시절. 영화 속 그 시간으로 잠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