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다양한 ‘짝퉁’으로 유명한 중국, 중국에 ‘만리장성’ 짝퉁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에서 중화민족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리장성. 만리장성은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북방 유목민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세운 성벽으로, 긴 세월 동안 만들어지며 중국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만리장성 성벽이 처음 쌓아졌던 시기로 올라가면 무려 춘추전국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개별적인 성벽의 형태였고, 동서로 길게 연결된 ‘만리장성’이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진나라’ 시황제 때부터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214년) 그 후 여러 왕조를 거치며 위용을 한 층 한 층 쌓아간 만리장성은 그 길이만 약 2,700km로 추정되며 지형의 높낮이 등을 반영하면 6,300km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중국 긴 역사가 깃든 엄청난 규모의 만리장성은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렇듯 중국에 있어 남다른 의미를 지닌 만리장성. 그렇기 때문에 ‘짝퉁’ ‘복제’로 유명한 중국 내에서도 만리장성 짝퉁은 등장하지 않아 왔는데, 최근 만리장성 복제 건축물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는 최근 괴석링 환경공원에 길이 4.83㎞에 달하는 '짝퉁 만리장성'을 완공했다. 구릉지대에 세워진 이 건축물은 베이징(北京)에 있는 만리장성처럼 구획 별로 감시대까지 놓여 있어 원조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난창시는 원래 이 환경공원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숲이 모두 소실되지 않도록 방화 분리벽을 만들자는 개념에서 시작했는데, 전문설계팀까지 불러 2012년부터 1억 위안(한화 173억원)을 들여 이 건축물을 조성해왔다.

하지만 하필 ‘만리장성’을 본떠서 만들면서 문제가 커진 것. 이 건축물을 홍보하는 영상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올라오자 “짝퉁 만리장성” “만리장성에 담긴 역사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 “단순 모방이다” “국제적 망신이다” 등 중국 내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러자 관련자들은 “마침 만리장성을 갔다 온 간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유사하게 만들게 됐다. 관광객들에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는 등의 해명을 이어갔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이례적으로 중국의 (만리)장성학회까지 나서서 “모방 여부를 떠나 대중의 만리장성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 건축물을 만리장성이라고 명명하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 “일종의 공예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등 ‘짝퉁’ 만리장성에 대한 항변에 나서기도 했다.

짝퉁의 천국으로 알려질 만큼 복제로 유명한 중국. 하지만 고유의 역사가 담긴 만큼 그간 ‘만리장성’에 대한 복제는 없었는데, 과연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짝퉁 만리장성을 둘러싼 잡음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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