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한라산 백록담, 백두산 천지와 달리 ‘만수(滿水)’가 불가능한 이유
[카드뉴스] 한라산 백록담, 백두산 천지와 달리 ‘만수(滿水)’가 불가능한 이유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0.09.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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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분화구를 가득 메운 풍부한 수량의 ‘백두산 천지’. 화산인 한라산 역시 분화구 ‘백록담’을 갖추고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가득 채워질 수 없을까?

지난 장마에 태풍까지, 이로 인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모처럼 백록담에 물이 고인 모습이 공개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뉴스에 백록담 ‘만수’라며 사진이 올라왔지만, 실은 물이 가득 차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한란산의 백록담 ‘만수’는 백두산 ‘천지’와 달리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 분화구의 동쪽 일부에 물이 고여 호수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백록담이 만수 됐다’는 표현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이야기 할 때 통용되는 말이다.

한라산 분화구 전체에 물이 찰랑찰랑 거리는 만수가 되는 것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먼저 한라산 정상 분화구 일대에는 조면암 절리(갈라진 틈)가 매우 발달해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절리를 따라 물이 잘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라 물이 채워지기 어려운데, 그나마 일부에 물이 찰 수 있는 건 그곳에 쌓여 있는 진흙이나 모래가 방수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백록담 토양 자체도 모래알같이 굵은 화산 토양으로 비가 오면 빗물을 잡아주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얼마만큼의 집중호우가 내려야 한라산 분화구 전체가 가득 차는지 추정해본 연구 결과조차 없다고 말한다.

또 백록담은 백두산 천지와 달리 샘에서 솟아나는 지하수가 없어 빗물 외에는 공급되는 물이 없다. 순전히 비와같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이 있어야 백록담에 물이 찰 수 있다는 것. 그마저도 지질 구조상 모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백록담에 물이 고인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봤다는 건 큰 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백록담의 담수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전에는 1년 내내 수심 5∼10m의 물이 고여 있었으나 담수 능력이 점점 떨어져 수심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바닥을 드러내는 날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록담의 담수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는 그동안 수차례 발표됐다. 대부분 경사면에서 유실된 토사가 바닥에 쌓이면서 물이 빨리 빠지는 데다 기존 바닥층과 유실된 토사층 사이에 물이 채워져 담수 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백록담에 물이 마르지 않게 해 경관을 유지하도록 하자며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적도 있으나, 현재까지 실제 진행된 바는 없다. 한라산 연구부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백록담 담수 수위 변화를 연구하고 담수 능력 저하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만수가 어려운 환경의 한라산 백록담. 그동안 담수 수위가 어떻게 변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가는지 등을 연구해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백록담의 육지화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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