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빠른 속도로 달리는 도로에서 도로위 낙하물은 언제 어떤 사고를 유발할지 모른다. 특히 낙하물의 종류에 따라 차량에 크고 작은 파손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운전자와 동승자의 목숨까지도 위협하기 때문에 낙하물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18일 고속도로를 달리던 벤츠 차량에 미확인 물체가 날아와 동승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안으로 날아든 정체모를 물체는 차량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 A씨의 머리를 강타한 뒤 그대로 차량 뒷유리를 뚫고 밖으로 튀어나갔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헬기로 인근 병원에 긴급 이송됐지만 위중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벤츠 차량으로 날아든 미확인 물체가 ‘판스프링’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어, 트럭들의 판스프링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도로 위에서 판스프링이 사고를 유발한 경우는 적지 않게 벌어져 안타까움을 산 바 있는데, 지난 2018년 1월에는 고속도로에 떨어진 판스프링이 승용차에 날아가 사망사고를 낸 바 있다. 당시 길이 40㎝, 폭 7.5㎝, 두께 1㎝, 무게 2.5㎏의 강철 재질의 판스프링이 승용차 유리창을 덮쳐 운전자 B(37)씨가 숨지고, B씨의 예비신부 C씨를 비롯한 동승자 2명이 중상을 입는 인명피해를 냈다.

판스프링 [사진/픽사베이]
판스프링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도로 위 흉기로 돌변하는 도로 낙하물 중, 비일비재하게 인명사고를 유발하고 있는 판스프링. 판스프링은 길이가 각각 다른 몇 개의 철판을 겹쳐서 만든 충격 완화 장치로 주로 화물 차량과 버스 등에 쓰인다. 보통의 승용차의 경우 코일스프링을 이용한 충격 완화 장치를 사용하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고 정비가 용이해야 하는 트럭의 경우 뒷바퀴 현가장치로 주로 판스프링이 이용된다.

이러한 판스프링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도로 위에 떨어지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특히 판스프링은 도로에 떨어지면 발견이 어려워 많은 차들이 그냥 밟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주위의 차들에 흉기가 되어 돌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무겁고 날카로운 쇠 구조물인 만큼 차량은 물론 사람까지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울리는 꼴이 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전남 고속도로에서 판스프링을 포함한 낙하물 수거 건수는 총 9천958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천737건, 2018년 3천446건, 2019년 3천775건. 이 기간 낙하물에 따른 사고는 총 417건으로 이중 판스프링은 4건(0.01%)에 불과하지만 판스프링은 타 낙하물에 비해 가해자 특정이 어렵고 눈에 잘 띄지 않아 위험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트럭 운전자의 경우 부식이 심하게 된 판스프링을 정비 없이 운행하는가 하면, 볼트와 너트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보기에도 불안해 보이는 채로 운행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적재된 화물 지지를 위해 판스프링을 임의대로 적재함 이곳저곳에 꽂아 사용하기도 해 그야말로 아찔한 실정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판스프링에 일련번호가 있거나 현장 블랙박스 등 단서가 존재하면 차주를 알 수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무엇보다 화물차 운전자 및 운송회사의 안전 점검 및 불법 개조 방지 의지가 중요하다. 도로 위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낙하물, 그 중 판스프링으로 인한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법규와 처벌조항 그리고 안전 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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