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건강문제로 사의를 공식 표명하면서 8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아베는 그간 최선을 다해 직무를 해왔지만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정치 판단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사의 이유를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총리 후보가 일본 내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본의 새 총리로 물망 오르는 후보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보자.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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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 직후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34.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생각을 밝히며 주목받았다.

이시바가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정치인이었던 부친 이시바 지로가 사망하자 1981년 부친의 친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의 부름을 받아 발을 들이게 됐다. 그는 1986년 중의원이 되었고 이후 계속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중의원으로 연임중이다. 전형적인 가업 정치가로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도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전향적인 편이다.

두 번째, 아베 내각에서 2인자 역할을 하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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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전 간사장 뒤로 여론조사 지지율 14.3%로 2위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당내 다양한 계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민당 내 보수파 중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스가는 일명 도련님 정치가 횡행하는 일본 정치에서 보기 드문 흙수저 출신으로 알려졌다. 명문대 학벌이나 지역구 세습 없이 국회의원 비서로 시작해 관방장관까지 오른 스가는 과거 의원 세습 제한을 자신의 정치 의제로 삼았다.

또 그는 아베 총리의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아베가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스가를 관방 장관에 임명한 뒤 7년 8개월 내내 교체하지 않았다. 만약 스가 장관이 총리에 오를 경우 아베 정권의 정책과 지향이 그대로 계승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아베 내각에서 2인자 역할을 하던 스가 장관이 차기 총리로 선출될 경우 사퇴한 아베 총리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 번째, 포스트 아베 주자로 주목되어온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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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지난 1일 아베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 파벌인 기시다파 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일찍부터 포스트 아베 주자로 주목되어온 기시다 후미오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사자로 당시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여론 지지율은 낮은 편이며 발언 호소력도 낮은 상황이다. 그는 자신이 과거 외무상이었던 것을 강조하고, 한일 관계 등 외교 정책 구상을 밝히면서 라이벌인 스가 장관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시다 회장은 최근 한일 정세와 관련해 "지금의 관계는 매우 유감"이라며 "양국이 국민의 감정을 냉정하게 하고, 대화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아시아 각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외교 방안을 내세웠다.

한편 한동안 논란이 일었던 총리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당칙에 규정된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는 이유로 약식 선거를 통해 오는 14일 차기 총재(총리)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 경우 일반 당원 지지는 높고 국회의원 지지세가 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 아베 총리가 스가 장관을 후임으로 점찍었다는 말도 나오면서 새 총리 후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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