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최지민]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혈액을 사고 파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 <혈액관리법>을 개정하면서 혈액을 사고 파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되었죠. 그러나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헌혈은 고귀한 행동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피를 기증해 생명을 나누는 선행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헌혈은 6·25전쟁 중에 수혈의 효과를 경험한 한국 군의관이 수혈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54년 국립혈액원(혈액은행)이 개관했고 1958년에 국립혈액원의 기능이 대한적십자사로 이관되면서 이때부터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 혈액 사업을 수행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월남전 파병 한국군 장병을 위한 헌혈 운동이 활발히 펼쳐졌는데요. 먼 이국땅에서 격전을 치르고 부상을 입은 장병들을 위해 아낌없이 팔을 걷어 올린 우리 국민들의 모습은 지금 봐도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는 이동 인구가 많은 곳곳에 헌혈의 집이 잇달아 개관하면서 지금의 시설과 환경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시민들도 쉽게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1988년에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벌인 스님들의 헌혈 보시, 1989년에는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2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헌혈 잔치가 성황리에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헌혈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한마음혈액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헌혈을 원하는 사람은 신분증을 가지고 헌혈의 집이나 헌혈카페 등 해당 기관의 헌혈센터를 방문하면 됩니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하거나 헌혈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경우, 감염병 관련 헌혈 제한지역에 방문/거주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면 부적합자로 판단해 헌혈이 거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헌혈 전에는 먼저 헌혈이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맥박이나 체온, 혈압 측정 등 기본적인 건강 검사와 함께 혈액형, 혈액비중, 혈소판 수 등을 측정하는데요. 헌혈을 하기에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채혈된 혈액은 간염이나 HIV 등의 여러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후 수혈을 위해 의료기관으로 운송됩니다.

헌혈의 종류에는 전혈헌혈과 성분헌혈이 있습니다. 전혈헌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것으로 시간은 약 10~15분이 소요되죠. 그리고 헌혈하고 2개월 뒤에 다시 헌혈을 할 수 있으며 총 횟수는 1년에 5회로 제한됩니다.

성분헌혈은 혈액에서 특정 성분만 채혈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혈소판성분헌혈과 혈장성분헌혈, 혈소판혈장성분헌혈 이렇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성분헌혈은 헌혈 과정에서 해당 성분만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혈장성분헌혈이 약 30~40분 정도가 소요되고 나머지는 1시간~1시간 30분 정도로 전혈헌혈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죠. 그리고 2주 뒤에 다시 성분헌혈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헌혈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려 또 다른 내일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건강할 때 헌혈하는 것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사랑의 실천인 것이죠. 사랑을 나누는 실천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헌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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