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와 봅 벤켄이 탑승한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 캡슐이 2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펜서콜라 연안 해상에 착수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두 달간 머물렀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크루 드래건 캡슐은 해상에 내려앉는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했다. 이처럼 미 우주비행사가 육지가 아닌 바다를 통해 귀환하는 '스플래시 다운' 방식은 1975년 이후 45년 만에 이뤄졌다.

‘스플래시 다운’ 방식이란 우주선이 귀환할 때 낙하산으로 속도를 감속하며 바다 등 물 위에 착수하는 방법이다. 지상으로 착륙할 때는 속도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역추진 로켓이나 제동장치를 사용하게 된다. 이에 비해 스플래시 다운 방식은 낙하산과 물 튜브 등을 이용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제동장치 같은 기계 대신 낙하산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상변화에 민감하고, 잘못된 곳에 떨어지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크루 드래건 이전의 마지막 해상 귀환은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협력 프로그램인 '아폴로-소유스 테스트 프로젝트'에 따라 1975년 7월 24일 태평양에서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해상 귀환에 대해 역사적인 것이라고 알렸다.

전 세계에서 관심을 모았던 두 우주비행사 헐리와 벤켄은 지난 5월 30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탑승해 우주로 날아갔다. 이후 62일 동안 ISS에 머물며 우주유영, 과학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1일 오후 7시34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 430㎞ 지점에서 ISS를 출발해 지구 귀환 비행에 올랐다. 이어 2일(현지시간) 낮 12시51분께 마지막 궤도 비행을 한 뒤 귀환을 위한 대기권 진입을 위해 오후 1시52분께 캡슐 동체를 분리시켰다.

그리고 화씨 3천500도(섭씨 1천900도)에 이르는 고열을 견뎌내고 대기권 재진입 과정을 거쳤다. 해상 귀환을 앞두고 4개의 대형 낙하산을 펴고 시속 25㎞ 미만까지 속도를 줄인 뒤 1분 정도를 더 내려와 착수에 성공했다.  

나사와 스페이스X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한 복귀를 위해 멕시코만 해상에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해 40여명이 탑승한 선박을 띄워 캡슐을 회수했다. 이후 두 우주비행사는 갑판 위 캡슐을 벗어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이동했다.

이번 크루 드래건의 사례는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문을 연 우주비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스플래시 다운 방식의 귀환은 안정된 땅이 아니라 바다로 착륙한다는 점에서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방식에 대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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