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세대 차이를 느끼는 순간을 꼽으라면, 그 시간 함께 공유한 것들이 다른 때 일 것이다. 비슷한 세대라면 그 당시 함께했던 것들을 공유하면서 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지 않아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땐 그랬었지’ 하며 추억에 잠긴다. 추억은 다시 돌아갈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그 옛날 그리운 프랜차이즈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첫 번째, 90년대 한국형 카페의 진화와 이색 카페의 등장을 상징했던 ‘민들레영토’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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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처음 생긴 문화 공간이자 카페 체인점이었던 ‘민들레영토’는 흔히 민토라고 불렀다. 음료 한잔 당 요금을 계산하는 일반 카페와는 달리 민들레영토는 음료값 대신 문화비라고 불리는 이용료를 받았다. 1인당 5천원의 문화비를 내면 추가 요금 없이 3시간의 기본요금 내에 민들레영토 음료(기본 음료)를 무한리필 받을 수 있다. 물론 좀 더 맛있는 음료는 추가 요금을 내고 따로 먹어야 하며 3시간이 지난 뒤에는 30분 단위로 추가 요금을 내고 더 머물 수 있다. 

개점 초기에는 모임 공부나 독서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카페 내에 구비된 책을 카페 이용자들에게 선물하는 등 북카페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대학생들의 조모임 등 회의 장소로 애용되었으며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판매하기도 해서, 배가 고프다면 리소토나 도리아를 시켜서 먹을 수도 있었다. 

두 번째, 외식 산업을 이끌던 아일랜드 콘셉트의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

[사진/Wikipedia]
[사진/Wikipedia]

1995년 동양제과와 제휴하여 대학로에 처음 문을 연 ‘베니건스’는 초기 각 지점별로 미국 주요 도시 이름을 내거는 콘셉트로 영업했다. 한국의 베니건스는 미국 본사의 베니건스와는 관계없이 일부 메뉴와 상표에 대한 라이센스만 받고 영업하는 별개의 회사였기에 미국 베니건스가 부도나서 망했을 때도 계속 운영되었다. 2002년 오리온 외식사업부문이 '롸이즈온'으로 분할되었다.

베니건스의 대표적인 간판 메뉴로는 샌드위치 튀김인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가 있으며 이 메뉴로 성장 가도를 달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위축되며 베니건스는 서서히 사라져갔다. 2015년 4월 전 매장 국민가격제 시행으로 제휴카드 및 통신사카드 제휴할인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2015년 6월 식전 빵 서비스마저도 종료되었다. 또한 서울 외 지역 마지막 점포인 인천공항점이 2015년 12월을 전후로 폐점하게 되면서 서울 이외 지역의 모든 점포가 정리되었다.

세 번째, 아기자기한 카페 속 달콤한 생과일 디저트 전문점 ‘캔모아’

[사진/Flickr]
[사진/Flickr]

생과일 디저트 전문점인 ‘캔모아’는 1988년 개업하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생과일 전문점을 내세우며 새로운 문화를 전파했다. 창가 쪽 테이블의 2~3인용 그네 의자와 같은 독특한 인테리어와 눈꽃빙수, 파르페, 생크림을 발라 먹을 수 있는 기본 제공 토스트 등의 메뉴로 200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다. 

한 번쯤은 방문해봤을 법한 캔모아는 2000년대 학창 시절 중고생들의 아지트로 꼽혔고 특히 생크림을 얹어 먹는 무한리필 토스트는 메인 메뉴보다 더 인기가 많았다. 생과일과 시리얼, 아이스크림이 듬뿍 담긴 생과일 빙수는 학생들의 입맛을 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커피 수요가 급증하면서 폐업하는 곳이 많아졌고 캔모아는 스파게티나 떡볶이 등 다양한 메뉴를 추가했지만 떠나가는 손님들을 잡을 수 없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수다를 떠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들.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 한 켠에 있을지 몰라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 나만의 추억 장소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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