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한국의 대기업들이 중국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일명 중국과의 꽌시를 챙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현대차의 정의선 부회장은 직접 꽌시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은 이미 중국 내에서 제대로 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 세계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며 미국과 함께 G2를 이루고 있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꽌시 문화’를 알아야 한다.

꽌시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인맥 문화와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학교, 동아리, 각종 모임 등 특정 집단에서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꽌시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로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느냐보다 개개인간의 친소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그리고 꽌시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몇 번 만나서 같이 일을 했다거나 식사를 한두 번 같이 먹었다고 해서 믿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서로 지켜보며 쌓아가는 것이다.

중국은 땅이 매우 넓고 큰 나라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외세의 침략도 많았으며 변방 이민족의 침입도 잦았다. 때문에 중국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가족, 친척, 오랜 친구들이라고 여겨왔다. 중국의 황제 또한 큰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각 변방의 권력자들과 인연을 맺는 것이 유리했다.

이렇게 중국은 혈맹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혼사를 맺는 등 다양한 꽌시 문화가 생겨났다. 이는 타인을 쉽게 믿을 수 없어 가족이나 친지들 간의 유대를 더 강화시켰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중국인들은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특성도 있는데, 타인에 대한 간섭이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따라서 꽌시는 혈연관계 못지 않은 강한 의리를 기반으로 발전한다. 꽌시의 첫 단계는 새 친구에서 시작되는데, 얼굴을 안다는 의미의 ‘신펑요우’에서 오랜 친구라는 의미인 ‘라오펑요우’라고 불리는 관계까지 갔다면, 상당히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고 여겨도 된다.

일명 오래된 친구가 되는 꽌시는 중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중요한 자본으로 여겨진다. 중국에서는 ‘친구가 많으면 길 가기가 쉽다’라는 말도 있는데,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일도 다양한 꽌시를 갖고 있으면 일처리가 비교적 쉽고 빨라진다.

간혹 한국인들의 잘못된 꽌시 문화에 대한 이해로 중국인과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뇌물이나 브로커를 이용해 일회성 관계를 맺고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생기곤 하지만, 무엇보다 꽌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과 의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비지니스 관계에서 꽌시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생각에 빠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꽌시는 과거나 현재의 관계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서로의 비전이 같아야 더 굳게 맺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