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서울 도심에 직장을 갖고 있지만 도심 인근에서 주거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심지역의 주거비용이 꾸준히 상승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교통수단이 활발히 발달하면서 직장인의 주거지가 도시외곽으로 옮겨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지역의 낮 시간 인구유출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다른 시∙도로 출퇴근해야 하는 사람들이 인천에 유독 많다는 의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천에서 베드타운화와 서울 종속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XNIO 제공]

이렇게 직장과 거주지가 분리돼 나타난 현상을 ‘베드타운(Bed town)’이라 말하는데, 이는 주거기능을 담당하는 도시이다. 특히 베드타운은 기능적 측면에서 자족 기능이 없는 주거용 도시를 말하는데 서울 주변의 도시를 지칭하는 위성도시와 구분된다.

베드타운의 확산은 대도시 주변 위성도시에 대한 도심공동화, 출퇴근시간 교통 문제, 지역사회의 단순화로 인한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인천 연수구에 있는 송도는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천 송도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국제도시로 개발됐지만 국내 기업들의 입주가 부진해 외국 기업까지 입주를 꺼리는 상황이다. 송도국제업무지구의 상징인 IBS타워를 비롯한 오피스 빌딩 절반은 공실로 방치돼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남양주, 하남, 인천, 고양, 부천 등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정부의 공급계획에 따르면 인천 계양지구와 과천 과천지구의 경우 가용면적의 각각 49%, 47%를 자족용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32%, 하남 교산지구는 29% 정도다.

3기 신도시는 30만 가구 가운데 12만가구가 공공임대주택, 18만가구가 분양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의 자족용지를 대폭 줄일 경우 자칫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드타운은 자족도시와 달리 다양한 용도의 건물 구성이 어렵고 도시자체에서 적절한 일자리 창출이나 다양한 형태의 소비가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판교 신도시처럼 일자리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자족기능이 있어야 신도시 기능과 집값 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판교는 도시 내에 일자리와 주거, 문화생활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자족 기능을 갖춰 분당을 제치고 성남시의 집값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개발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자족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곳이 발생하고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베드타운과 달리 접근성이 좋은 자족도시 개발에 대한 노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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