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지난 14일 인천 서구 지역의 맘카페 등에서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 동영상,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며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됐다. 확인 결과 글을 올린 회원들의 대부분은 수돗물이 물탱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공급되는 빌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다.

이후 ‘수돗물 유충’ 민원이 계속해서 접수되면서,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46건이 접수됐다. 서구 지역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평구 8건, 계양구 6건, 영종도 3건, 강화군 2건 등이었다.

유충이 생긴 원인에 대해 시는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고 있어 기존에는 곤충이 소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개체가 가정까지 수도관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수장 내 고도정수처리시설인 활성탄 여과지 세척 관리가 부실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겨울에는 주기가 다소 길어질 수 있지만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활성탄 여과지를 2∼3일에 한 번은 세척해야 한다고 전했다. 활성탄 표면에 미생물이 붙어살 수도 있고 탄과 탄 사이에 이물질이 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 공정으로 전환했고 곤충 퇴치기 설치,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 조치와 함께 정수지 청소를 완료했다. 한편 수돗물 유충으로 피해를 본 인천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을 놓고 관련 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구 지역 일부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로부터 구체적 보상계획은 없지만, 생수 구입 시 영수증을 보관해 주시기 바란다는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구청에서는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했고 혼선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행보에 분통을 터트렸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1만 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이렇게 수돗물 유충 문제는 인천시 외에도 화성시, 고양시, 서울, 파주 등에서도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원인 조사 및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점검을 지시했다. 이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전했다.

연이은 수돗물 유충 사건이 지속되자 관련 지역 자영업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또 샤워기 필터와 관련된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계획에 없던 지출이 많아졌다는 불만도 많아졌다. 시민들의 우려가 인천 지역을 넘어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사태가 안정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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