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우울증을 ‘감기’ 같은 질병으로 인식할 만큼 정신과 심리 등 뇌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 요즘. 이에 대한 관리와 치료에 있어 ‘정신의학’ ‘심리학’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둘은 넓게 보면 같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심리학과 정신 의학이 영역을 넓혀 가면서 겹치는 부분도 많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밀하게 살펴보면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차이는 크다. 둘은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본질을 달리한다. 정신의학은 ‘이과’ 심리학은 ‘문과’로 나뉘는데, 대학 기관에서 정신의학은 ‘의과대학’에 심리학은 ‘사회과학대학’에 속하게 된다.

연구하고 배우는 학문도 다르다. 먼저 심리학과는 인간의 심리와 관련한 영역인 인지, 사회, 임상, 발달, 교육 등 인간의 정상적인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연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도 인식할 수 없었던 내면에 문제가 있는 심리상태를 포착해 낸다. 이와 달리 정신의학은 ‘치료’에 더욱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래서 심리보다는 정신 병리를 공부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치료에 집중한다.

정신의학과 심리학 전공자들은 배우는 학문도, 필드에 진출하는 경로도 상이하다. 정신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의학’에 기반 하기에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한다. 기본적인 신체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숙지 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뇌 과학, 약물학, 유전학, 생리학, 정신 병리학, 진단학 등을 배우고 환자에게 적용하는 법을 익힌다.

반면 심리학 전공자는 임상 심리학을 전공하고 석사를 취득, 심리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면 임상 심리 전문가로 인정받고 활동하게 된다. 주로 병원에서 개인 및 집단 치료진의 일원으로 일하거나 병원을 가기 꺼리거나 경증의 환자를 상담하는 클리닉을 운영하는 방법을 택한다.

엄연히 다른 정신의학과 심리의학. 하지만 둘을 융합하면 효과적인 정신 및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실제 우울증 등으로 정신의학과를 방문해 본격적인 치료를 받다 보면, 보통 심리학과 정신의학을 연계한 치료를 하게 된다.  

심리학자가 미술, 기억, 인지, 단어, 산수 등 다양한 심리 테스트를 통해 환자 내면에 깔려있는 기본 성향과 함께 현 증상을 만들고 있는 문제를 끄집어 내 있는 그대로 평가한다. 이때 환자는 다소 민망하고 불편한 질문과 테스트일지라도 최대한 솔직하게 응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 된다.

특히 심리학자는 테스트를 진행하며 각각의 테스트 이외에 환자의 나이, 지식수준, 피부톤, 말투, 태도, 버릇 등 다양한 부분도 포착해 평가서에 명시한다. 예를 들면 “친절한 성격의 A씨는 다소 붉은 톤의 피부를 가졌고 심리테스트 내내 다리를 떨며 적극적으로 임했다.”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심리학자의 이러한 종합적이고 세밀한 평가를 바탕으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환자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 기간과 방법과 약물 등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정신의학과 전문의 역시 환자가 어떤 증상을 호소하면 거기에 공감해주고 의학적인 해석 등 상담을 진행한다.

이처럼 심리학과 정신의학은 학문의 본질은 달리하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함께 병행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다만, 두 영역은 아직까지 의료보험 상 비급여 항목이라 의료보험이 제공되지 않고 다소 비싼 치료비를 감안해야 한다.

별도의 학문이면서 함께하며 효율을 발위하는 ‘정신의학'과 ‘심리학’. 많은 현대인들은 마치 감기를 앓듯 다양한 정신 및 심리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누구나 양질의 치료를 받고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학문의 발전과 함께 제도의 정비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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