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유찬형 수습] 미국이 인종차별 등의 문제로 시위와 갈등이 이어지며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반정부 무장세력 ‘부걸루’가 폭력적인 무장 봉기를 부추기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미국 인종 차별 항의시위 인근에서 경찰을 총격 살해한 현역 군인이 '부걸루'와 연루되어 있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걸루'(boogaloo)는 느슨한 형태의 반(反)정부 우파 극단주의 조직으로 우파와 좌파 간 이념 대립으로 미국에서 곧 '2차 내전'이 발발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한 무장과 봉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시위와 각종 사건에 휘말리며 이슈가 되고 있는 부걸루는 미국의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챈에서 활동하며 총기 소유와 반정부 활동을 지지하는 백인 남성들이 브레이크 댄스 영화 '브레이킹2: 일렉트릭 부걸루(1984년 개봉)'를 비틀어 '내전2: 일렉트릭 부걸루'라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만들어내면서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부걸루는 온라인 커뮤니티 극우 게시판에서 제2차 남북전쟁과 같은 새로운 내전과 사회의 붕괴, 반정부 무장활동, 정부조직에 대한 테러 등을 상징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점차 반정부주의자들의 성원을 받으며, 부걸루 지지 운동 양상으로 번졌다. 부걸루 지지자들은 자신을 '부걸루 보이(boy)', '부걸루 부아(bois)', '부자헤딘(boojahideen, 이슬람 무장세력 무자헤딘을 패러디한 용어)이라고 부르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부걸루 운동과 그 지지자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특정한 리더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느슨한 형태를 띤 반(反)정부 우파 극단주의 조직이라 불리는데, 그 영향력은 절대 느슨하지 않다. AFP통신에 따르면 부걸루는 체계적이지 않지만, 중무장을 옹호하고 폭력과 소요 사태를 목표로 한다.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부걸루 지지그룹만 해도 125개에 달하는 상황. 특히 수만 명의 지지자가 무기와 폭발물 제조, 반정부 활동을 위한 전술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어 위협적이라 할 수 있다.

WP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부걸루 지지자는 자유주의, 보수주의, 개인주의 등을 지지하며 수정헌법 2조에 기반한 총기 보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극우 백인우월주의자와도 사상적 기반을 공유한다. 하지만 일부 부걸루들은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시위대까지 보호하는 등 백인 우월주의 무장단체와 결을 달리하는 등 여러 형태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추후 성격이 다른 부걸루 단체 간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어 염려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걸루들이 퍼뜨리는 극단적 사상에 우려가 커지며, 덩달아 이들의 홍보 플랫폼이 되어주고 있는 SNS 업체들이 위기에 봉착했다. SNS가 아무런 여과 없이 위험한 게시물을 노출하며 부걸루의 돛에 바람을 불어주고 있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부걸루의 활동이 활발히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자는 기업들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 운동에 동참한 기업·기관은 240여개로 늘어났는데 코카콜라, 펩시콜라, 스타벅스, 노스페이스, 리바이스 등이 광고 중단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이 중 일부는 페이스북뿐 아니라 트위터나 유튜브 등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도 광고를 중단했다. 이들은 "인종 차별적이고 폭력적이며 검증 가능한 허위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만연하도록 했다"며 광고주들에게 7월 한 달간 광고를 끊도록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매출과 주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위기에 몰린 SNS 업계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후속대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 달 30일 극우 극단주의 운동 '부걸루'와 연루된 계정과 그룹,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부걸루 네트워크에 포함되는 220개 페이스북 계정, 95개 인스타그램 계정, 28개 페이지, 106개 그룹을 삭제한 것은 물론 비슷한 콘텐츠를 게시한 400개 그룹과 100개 페이지도 없애는 등의 조치를 했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에서 공신력이 높은 매체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유통되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SNS를 통해 극단적인 사상을 전파하며 우려를 사고 있는 미국 내 반정부 우파 극단주의 세력 ‘부걸루’. 부걸루를 통해 다시 한 번 SNS의 파급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옳고 그름, 참과 거짓, 선하고 악함에 관계없이 정보가 넘쳐나는 SNS 업계 스스로 여과장치를 마련해 갈등에 연료가 되는 꼴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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