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인간보다 더 먼저 농사 문화를 정착시킨 ‘잎꾼개미(Leafcutter ant)’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식물의 이파리를 들고 줄지어 가는 개미들, 잎꾼개미라 불리는 이들은 이파리를 잘라 자신들의 굴로 옮기는 행동양식을 보이는 개미들을 지칭하는 말로, 세계 곳곳에 약 47종이 있다.    

잎꾼개미가 많이 서식하는 중남미에는 최대 수백미터에 이르는 잎꾼개미의 이파리를 짊어지고 가는 행렬은 장관으로 꼽히기도 한다. 잎꾼개미들은 왜 이렇게 힘들게 이파리를 옮기는 것일까?

바로 ‘버섯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놀랍게도 잎꾼개미는 엄청난 버섯농사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것도 무려 6,500만년전부터 이어져온 습성으로 인간보다 먼저 농사를 지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잎꾼개미 버섯농사의 과정은 이렇다. 수많은 잎꾼개미 중 일개미가 옮겨온 이파리는 그보다 더 작은 일개미들이 잘게 잘라 다음 일개미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그 다음 일개미들은 잘게 잘린 이파리들을 씹어 자신의 배설물과 섞어 걸쭉하게 만든다. 잎꾼개미의 턱에는 금속 성분인 아연이 무장되어 있어 아무리 두껍더라도 이파리를 자르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옮긴 이파리가 여러 과정을 잘게 잘라지고 배설물과 섞이면 버섯농장의 ‘거름’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일개미들이 이미 일궈진 버섯농장에서 버섯을 조금 떼어와 이파리 거름에 뿌리고 버섯은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 그렇게 버섯이 자라면 개미들은 영양분이 풍부한 버섯덩어리, 그러니까 ‘균사체’를 뜯어먹으며 살아간다. 잎꾼개미가 이파리를 옮길 때 유독 눈에 띄어서 그렇지, 이들은 이파리뿐만 아니라 곡물, 꽃잎, 곤충의 사체, 열매 등 다양한 것들을 옮기고 잘게 잘라 거름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놀라운 버섯농장을 중심으로 한 잎꾼개미의 제국. 이것의 시초는 바로 여왕개미로부터 출발한다. 잎꾼개미 제국에서 버섯을 먹고 자란 여왕개미는 번식기가 되면 자신이 머물던 곳에서 버섯씨를 때어와 수개미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수개미와 교미를 마친 여왕개미는 땅을 파고 버섯씨를 뱉고 산란을 한다. 이때 여왕개미 1마리당 낳는 알은 약 1억5천만개로 추정된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버섯농장을 중심으로 한 잎꾼개미 제국이 다시 시작한다. 잎꾼개미 제국의 규모는 정말 어마어마한데 브라질의 한 열대밀림에서 발견된 잎꾼개미의 굴은 약 20평에 달했고 총 약 1900여개의 방 가운데 240여개가 버섯을 키우는 방이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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