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AP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 CEO 중 AMD의 리사 수가 최고 연봉을 받는다고 나타났다. S&P500에 들어간 대기업 CEO의 연간 수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리사 수가 연봉 약 152억 원을 받으면서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업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며 실리콘밸리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여성 CEO 자리에 오른 리사 수의 사업전략과 가치관을 살펴보자.

피아노를 공부하다가 엔지니어링에 호기심을 보인 리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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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는 1969년 대만의 타이난시에서 태어나 2살 무렵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통계학자였고 어머니는 회계사였다. 리사 수의 부모님은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린 시절 피아노 연주에 재능을 보인 그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를 10년 간 공부하면서 한 때 뉴욕 줄리아드 음대 오디션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사 수는 음악보다 엔지니어링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0살 무렵 동생의 원격 자동차 장난감을 조립하고 분해하면서 엔지니어링에 호기심을 보였고, 결국 공학을 전공하기로 한 그녀는 1986년 17살이 되던 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입학했다.

MIT 공대에 진학 후 IBM에 입사해 반도체 연구 개발에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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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는 MIT 공대에서 전자공학과 학부생으로 재학하던 시절 반도체 핵심 소자로 알려진 웨이퍼 기판 제작 과정에 관심을 보였고,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더 심도 있는 반도체 제작 과정을 배웠다. 그녀는 논문을 통해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법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했다.

리사 수가 낸 아이디어는 IBM과 AMD에서 실무적으로 인정받았고, 훗날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가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를 성능면에서 능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제공했다. 그녀는 졸업 후 1995년 IBM의 반도체 연구 개발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리사 수는 기존 반도체 금속 배선의 표준이었던 알루미늄 배선을 구리 배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고안하면서 배선 재료의 재질을 교체해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20% 가까이 향상시켰다. 1998년 그녀가 IBM에서 선보인 구리 배선재료는 업계 표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AMD로 이직해 시장 다각화 전략으로 흑자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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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는 IBM에서 일하면서 여러 성과를 올렸고 26세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2012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망해가는 회사였던 AMD로 이직했다. 당시 그녀가 이직을 한 이유에 대해 “이미 잘나가고 있는 기업은 쉬운 선택지이긴 하지만 매력이 없다”며 남긴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명언으로 기억되었다.

리사 수가 합류할 당시 AMD는 경쟁사였던 인텔에 비해 성능이 1~2세대 정도 뒤떨어져 있었으며 전력 소모와 발열이 심한 최악의 제품군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위기를 맞은 상태였다. 2012년 AMD의 부사장으로 취임한 리사 수는 시장 다각화 전략을 구상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문을 두드렸고, 그 결과 5분기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

R&D에 투자해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는 CEO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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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는 공로를 인정받아 실리콘밸리 반도체 기업 중 여성 최초로 AMD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그녀는 회사의 재정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PC, 모바일, 서버,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등 모든 컴퓨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 CPU 아키텍처를 만드는데 막대한 R&D 비용을 투입했다.

이렇게 엄청난 연구와 투자 덕분에 2017년 인텔의 제품을 훨씬 능가하는 젠 아키텍처 기반의 CPU인 '라이젠(RYZEN)'이 탄생했다. 소비자와 시장은 놀라운 성능의 라이젠에 열광했고 PC시장 점유율도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제 AMD는 노트북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CES 2020에서 새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라이젠 4000 시리즈를 공개했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세대 라인업으로 조립 PC시장에 뛰어든 리사 수의 AMD는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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