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과거 방송에는 방송을 본업으로 하는 방송인들이 주로 활동하며 시청자를 울고 웃게 한 반면, 최근에는 각 계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하며 저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작사가 김이나이다. 그는 특유의 언변을 무기로 본업인 작사 이외에 다양한 음악 방송에 출연하며 질을 높이는가 하면,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이라는 책을 펴내며 언어적 역량을 십분 펼치고 있다.

김이나는 최근 '별이 빛나는 밤에' 새 DJ로 발탁되고, '팬텀싱어3'·'하트시그널 시즌3' 등에 출연하며 활약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본래 직업이 작사가인 김이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모바일 콘텐츠 회사, 엔터테인먼트 업체 등 다양한 직장을 거쳤다. 그 후 작사가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다 2009∼2010년께 작사가로 본격 전업했다.

작사가 김이나 [연합뉴스 제공]

작사가로 전업한 김이나는 수많은 히트곡의 노랫말을 만들며 힘찬 날개 짓을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아이유의 <좋은 날>과 <잔소리>, <너랑 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조용필의 <걷고 싶다>,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 등 숱한 히트곡의 가사를 썼다.

김이나의 작사가 대중에 통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익숙하면서도 노랫말로는 생소한 단어가 포인트가 되어 귀에 꽂힌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그녀가 작사한 아이유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 노래 중 "끔찍한 파문이 일지 몰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등장하는 ‘파문’이라는 단어가 기존 사랑, 이별, 아픔을 노래한 다른 가요와 다른 묘한 힘을 느끼게 한다. 이에 대해 김이나는 "가사를 쓰게 되면 사랑, 그리움, 이별, 아픔 등 비슷비슷한 단어 풀에서 놀게 되는데 '파문' 같은 단어는 헤드라인에서 보이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뉴스에서 접할 듯한 단어를 대중가요 속에 녹이면서 뻔하지 않는 감상을 전달하는 것이다.

작사가 김이나 [연합뉴스 제공]

그리고 김이나는 노래를 가창하게 될 가수의 이야기를 노랫말에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한다. 김이나가 최근에 쓴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에는 "이 세상은 우리를 두고 오랜 장난을 했고 우린 속지 않은 거야"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이나는 "인생의 역경에 너무 절어 들거나 타협하지 않고 그 자체로 영롱함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곤 한데, “임영웅에게서 그런 부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본인의 세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의 창작이지만, 김이나는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서기에 노래를 부르는 가수와 찰떡궁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김이나의 감각은 최신 트렌드를 여전히 선도한다. 물론 재능이 바탕이 되지만 그는 곁에 사전과 책을 끼고 사는 노력파 중 하나다. 김이나는 이에 대해  "사전을 보는 연습을 항상 해요. 연습이라기보다 그냥 옆에 둬요. 가끔 뭐가 안 떠오를 때 보다 보면 '아, 이 단어도 있었지' 하게 되죠."라고 설명한다. 최근 펴낸 책 '나를 숨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에서 김이나의 실력에 이끼가 끼지 않는 이유가 나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김이나의 창작에는 자신의 삶과 경험이 투영된 김이나 만의 맛이 담겨있기도 하다. 김이나는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유학 생활이 아니었으면 소수자로서의 시선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김이나의 이야기에는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재벌', '갑질', '애교' 등 언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담겨있는가 하면 이를 바라보는 이방이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사가 김이나 [연합뉴스 제공]

뛰어난 언어적 능력과 감각, 그리고 노력을 바탕으로 작사는 물론 방송가에서도 종횡무진 하고 있는 김이나. 하지만 작사가 김이나는 자신의 본업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대표적으로 숱한 스케줄 속에서도 여전히 작업실로 출퇴근 하는 한결같은 모습에서 그의 성공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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