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종종 접두사 ‘개’ 자를 붙여 말하곤 한다. 흔히 조금 모자라고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 온라인 등에서는 무분별하게 ‘개’를 섞어 말해 문법 파괴를 일삼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전적으로 접두사 ‘개’는 ‘야생 상태의’,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쓸데없거나 부정적인 의미에서 정도가 심한 상태를 나타내는 접두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식물이름 앞에도 ‘개’가 붙는 경우들이 있다.
 
먼저 접두사 '개' 자는 우리말의 나무이름에 종종 붙여졌다. 나무이름에 붙는 '개'는 서로 닮은 나무가 있을 때 이를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이거나 ‘변변하지 못함’의 뜻으로 쓰였다.
 
접두사 ‘개’가 붙은 나무는 개산초나무, 개오동, 개다래, 개머루, 개비자나무, 개옻나무, 개잎갈나무, 개암나무, 개벚지나무 등이 있다. 열매 이름 앞에 ‘개’가 붙는다면 맛이 없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뜻한다.
 
또 '개(또는 갯)' 자가 명사로 쓰일 때는 접두사로 쓰일 때와 뜻이 전혀 달라진다. 명사의 '개' 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나 물이 흐르는 강 또는 내의 주변'을 의미한다. 이때의 '개' 자는 뒤쪽의 말에 따라 발음상 사이시옷(ㅅ)이 붙여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개' 자는 일반적으로 바닷가 주변을 뜻하는 '갯' 자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예시로 갯버들, 갯대추 등이 있는데 물가에서 나는 식물을 뜻한다.
 
다음 꽃이름 앞에 ‘개’ 자가 붙으면 먹지 못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개꽃'이라는 말이 있는데, 먹을 수 없는 철쭉을 일컫는 흔한 말이다. 먹을 수 있는 진달래를 말하는 ’참꽃‘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그리고 꽃이름 앞에 ‘개’ 자가 있거나 뒤에 ‘아재비’가 붙으면 가짜라는 의미도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이라는 말이다. 그 예로 개민들레는 민들레와 비슷해 보이지만 토종 민들레와 다른 외래종이다.
 
한편 개별꽃이란 식물도 있는데, 꽃잎이 마치 하늘의 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신비로워 이름 붙여진 야생화다. 개별꽃의 어린 순은 봄나물로 먹고, 민간요법에서는 치질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다.
 
새싹이 돋아나고 푸르러진 계절, 야생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식물들의 이름을 알아가면서 평소에 자세히 보지 않았던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하나씩 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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