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다른 업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도서관, 전시장, 카페 등과 협업 공간을 여는 이른바 ‘카멜레존’이 늘고 있다.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기, 공유 공간, 공유 하우징의 확장도 이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카멜레존’은 카멜레온(chameleon)과 공간을 의미하는 존(zone)을 합성한 말로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공간이 기존 용도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춰 새롭게 변신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물건을 파는 공간에서 브랜드 체험을 할 수 있다거나 놀이를 즐길 수 있고 특정 시간에는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편의점과 북카페가 결합한 매장, 결혼식장에서 예식이 없는 평일에는 갤러리로 탈바꿈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카멜레존은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온라인에서 누릴 수 없는 체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과 이를 통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의도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편의점의 변신이 카멜레존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편의점은 간단한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슈퍼 정도로 인식되었지만 최근 커피나 디저트 제품을 고급화하고 매장을 카페처럼 단장한다. 특급 호텔 로비에 프리미엄급 편의점이 자리 잡기도 하며 드라이브 스루 편의점의 매출은 점점 향상하고 있다.

은행과 카페의 경우도 의외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국내의 한 은행은 지난 2016년 은행 객장을 커피숍과 융합해 서비스와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다양한 서비스로 방문고객 수 증가를 유도하고 카페의 편안한 분위기로 체감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용도를 다하고 흉물처럼 버려진 공간을 다른 용도로 탈바꿈하는 것도 카멜레존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의 한 공장은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다 가동을 멈췄지만 공장 형태나 골조 등을 살리면서 재단장해 지금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존의 것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구축해 민관 협업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카멜레존이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한 가지 용도로만 사용되던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기존 소비를 위해 존재하던 공간들의 기능을 온라인에서 대체하거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오프라인 공간의 생존을 위한 변화가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일상적인 일마저 지루함을 느끼고 있어 이제 공간도 생동감을 가져야 하는 시대이다. 새로움에 목말라 있는 당신, 바쁜 일상 속에서 이색적인 조합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카멜레존’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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