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김동운 수습] 마치 솜사탕을 연상시키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상공에서 응결하거나 승화해 매우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의 결정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구름은 물리적 특성과 생성 고도를 기준으로 다양한 모양이 있는데 크게 층운형 구름과 적운형 구름이 있다.

공중에 있는 모든 물체는 중력에 의해 떨어지지만 하늘에 있는 구름은 오랜 시간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떠 있다. 구름이 품고 있는 물방울이나 얼음조각의 양은 1m3 당 1g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구름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무게가 꽤 많이 나가게 된다. 그렇다면 약 1천 톤 이상의 무거운 구름이 어떻게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걸까?

바로 공기의 저항과 부력의 합력인 ‘종단속력’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다. 종단속력은 물체가 낙하할 때 등속운동을 하는 상태의 속력을 말한다. 공기 저항은 물체의 속력이 증가할수록 더 커지며, 부력은 물체의 속력에 관계없이 물체의 부피와 공기 밀도에 의해서 정해진다.

이는 스카이다이빙의 원리에도 적용된다. 낙하산을 펴지 않은 스카이다이버의 종단속력은 보통 초속 55m(약 시속 198km)에 달한다. 낙하산을 펴면 종단속력은 초속 8미터(약 28km)까지 줄어든다. 공기의 저항이 종단속력의 제곱과 바람이 닿는 면적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사람은 낙하산을 이용해 공기와 맞닥뜨리는 면적을 조절할 수 있지만, 물방울은 그렇지 않다. 대략 구 모양을 하고 있는 물방울의 종단속력은 지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따라서 물방울의 크기가 작을수록 종단속력도 느려진다.

한여름의 먹구름은 평소보다 더 큰 물방울을 머금고 있다. 물방울의 크기가 커지면 종단속력도 커지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다른 물방울을 삼키면서 더 큰 물방울을 만들기도 한다.물방울의 지름이 1mm보다 약간 가는 가랑비 빗방울의 속력은 초속 4미터 정도다.

보통 구름 속 물방울의 지름은 평균 5~15µm(마이크로미터)다. 앞서 말한 지름의 제곱근에 종단속력이 비례하는 원리를 적용해보면 10µm 물방울의 종단속력은 초속 0.13m다. 이는 보통 달팽이가 기어가는 속력의 열배 정도에 달한다.

그런데 지름이 0.1mm, 즉 100µm 작은 물방울이 움직일 때는 공기의 저항이 달라진다. 물방울의 단면적이 너무 작아 유선형 공기의 흐름으로 바뀌게 되고, 공기 저항은 유체저항에 관한 법칙인 ‘스토크스 법칙’에 따라 물방울의 ‘지름’과 ‘속력’에 비례한다.

이런 효과를 모두 살펴봤을 때, 10µm 물방울의 종단속력은 실제로 초속 1cm로 매우 느리다. 따라서 구름 속 물방울은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달팽이가 기어가는 것보다 훨씬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구름에도 중력의 과학이 담겨 있다. 구름 속 물방울을 둘러싼 공기의 속력이 초속 1cm보다 커진다면 구름은 바람을 타고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게 된다. 바로 이러한 원리로 인해 구름은 태평양을 횡단하기도 하며 황사나 미세먼지를 몰고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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