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연인 간의 교제 그리고 결혼. 그 과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남녀가 첫 만남에 성공해야 한다. 그런데 시대에 따라 남녀가 처음 만나는 방식이 달라져 왔다.
 
남녀의 구별이 확고했던 과거부터 근대까지, 남녀 간 첫 만남은 쉽지 않았고, 특히 혼례 전까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집안과 집안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양가의 혼인적령기의 자녀를 연결해주는 ‘중매’가 흔하게 이루어졌다. 그래서 중매인 이른바 ‘뚜쟁이’라 불리는 역할자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중매를 거쳐 관계가 진전되면, 당사자들의 사주를 바탕으로 궁합을 보고 최종 혼례를 결정했다. 이후 양가에서 청혼서와 허혼서를 교환, 각 부모의 허락이 확인되면 비로써 결혼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 양반계층에서는 혼인 당사자인 남녀가 직접 서로를 처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유교윤리에 따라 부모나 친척들이 신랑과 신부와 첫 선을 보고 결혼을 승낙하기도 했다.
 
중매가 결혼의 매개체가 되어 주던 시기가 지나고 80년대 90년대에는 유교 사상보다 개인의 자유의 가치가 더 중요시 되면서 혼인 당사자들이 직접 서로를 만나고 연인관계로 발전, 이후 결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도 중매인, 뚜쟁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대략적인 집안 정보를 바탕으로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뿐이었다. 이외에는 개인 간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지인을 소개해주는 선, 소개팅 정도의 개념이 생겨났고, 많은 부류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연인관계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80년대 90년대에만 해도 누군가의 결혼을 두고 중매결혼인지 연애결혼인지를 묻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중매 개념도 ‘전문화’ ‘대형화’되어 중매 전문 기업들이 생겨나, 가입비와 회비를 내면 남녀의 직업, 외모, 자산 등 조건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눠 매칭을 시켜주는 만남을 현재까지도 주선하고 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더욱 자유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남녀 개인 간의 만남이 활발해졌다. 남녀 단체 간 만남 장소와 시간을 잡아 ‘단체 미팅’을 진행해 커플이 탄생하기도 하며, 전화기와 PC통신을 통해 개인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문화로 ‘폰팅’ ‘채팅’ ‘펜팔’ 등의 개념이 생겨나며 개인 스스로 연인을 찾기 위한 움직임들이 통신선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본격 인터넷 시대가 도래 한 2000년대 이후에는 PC나 스마트폰 채팅을 이용한 만남의 비중이 늘어났다. 개인PC가 보급되면서 다양한 커뮤니티와 채팅 프로그램이 생겨났으며, 화상카메라의 발달로 온라인상에서 서로의 외모까지 확인 한 후 오프라인 만남을 갖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리고 최근에는 개인 스마트폰이 파급적으로 대중화 되면서 연애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상당히 많이 출시되어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앱의 다운로드와 가입은 무료지만 상대를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며, 직업과 자산, 외모 등을 기준으로 회원등급이 나뉘기도 한다. 이처럼 온라인 채팅과 오프라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사례도 있지만, 다양한 성, 폭력, 살인, 납치 등 범죄로 이어기도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해 사회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남녀간의 만남과 사랑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최신의 기술이 만들어갈 다음 연애의 방식은 또 무엇일까? 단, 편리한 기술의 무분별한 이용과 방심은 자칫 큰 범죄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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